바라기와 버리기
신발장에 신발이 늘어 갑니다.
옷장에 옷이 많아집니다.
부엌에 그릇이 쌓입니다.
사기만하고 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근심이 늘어 갑니다.
머리에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몸이 자꾸 무거워 집니다.
바라기만 하고 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발장에
먼지만 털어 낼 것이 아니라
신지 않는 신발은 버려야겠습니다.
옷장의 옷도
차곡차곡 쌓아 둘 것이 아니라
자주 입는 옷만 두고 정리해야겠습니다.
부엌에 그릇도
사용하는 것만
두고 모두 치워야겠습니다.
삶이란 이렇게
바라기와 버리기의 치열한 싸움입니다.
내 마음의
많은 생각들 가운데
내 생활의 많은 일들 가운데,
정말 내 삶을
아름답게 하고
의미 있게 하는 것들만
남겨두고 또 버려야겠습니다.
- 좋은 글 중에서 -
오늘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정상화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에 서명까지 하고
성공적으로 회담이 마무리 되었다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평화와 번영 그리고 상호공존을 위해서는
무언가는 버려야할 겁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원한다고 무작정 다 버리기야하겠습니까?
이제 첫 걸음을 떼었으니
아마도 긴 샅바싸움이 이어지겠지요.
중간과정이 어찌되건
궁극적으로 버릴 건 버리고
진짜로 필요한 평화와 상호공존 그리고 번영이라는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집 에어콘 실외기 밑에 비둘기 두 마리가 삽니다.
작년 봄쯤에 베란다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살펴보니
비둘기 두 마리가 있더군요.
새벽이면 얼마나 시끄럽게 떠드는지 쫒아버리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실외기 밑에 똥도 남산 만하게 싸놓습니다.
작년 여름 비오는 날을 잡아 실외기 밑을 개운하게 물청소를 했는데
아랫집에서 올라왔더군요.
물청소를 하면 땅으로 떨어질 줄 알았는데
아래층 실외기로 몽창 쏟아져 내렸나 봅니다.
시끄럽고 냄새나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애물단지입니다.
못 오게 하려면 난간을 그물로 둘러치라고 하는데
그래도 평화의 상징이라는 비둘기를 억지로 못 오게 할 수도 없고
스스로 떠나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난 겨울 워낙 추워서인지 오지 않기에 기뻐했더니
날이 풀리니 다시 찾아왔더군요.
그리고 엊그제는 알을 두 개 낳아가지고
품고 있더군요.
콘크리트바닥에서 새끼를 부화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비둘기가 가정에 평화를 가져다줄지는 모르겠지만
원치 않는 공존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필요치도 않은 새들과 공존하는데도 인내가 필요합니다.
어쨌건 걸음마를 시작한 북미회담이 유종의 미를 거두어
남과 북 그리고 모두가 평화롭게 공존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내일은 지방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그저 모두 잘되기를 바랄뿐입니다.
날로 더워지는 날씨에 건강하게 지내시길...
금과은의 “비둘기집”
이승연의 “비에 젖은 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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