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를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
모처럼 하늘이 맑고 푸르다.
우리나라의 가을하늘이 곱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지만
언제부턴가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고운 하늘의 민낯을 볼 기회가 자꾸만 줄어든다.
요 며칠 동안 우중충한 하늘을 바라보는 심사가 그리 편치 않았다.
오늘 아침엔 하늘을 바라보니 절로 탄성이 나왔다.
“야! 오늘은 하늘이 정말로 맑다.”
중부지방에는 비가 내린다지만
광주는 맑기만 하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말처럼
예전에는 가을하늘은 당연히 높고도 푸른 줄 알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상으로 여겼던거다.
그런데 대기오염이 심해지면서
맑은 하늘의 고마움을 안다.
일상을 떠나 상황이 바뀌었을 때 느끼는
일상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
어쩌면 이것이 일상에 충실하고 감사해야할 이유일 것이다.
푸른 하늘에 떠가는 구름도 고맙고,
길가를 구르는 낙엽, 길섶의 풀 한포기도 고맙다.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삶의 일부일 것이다.
이 가을에는
모두가 범사에 감사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누구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치유의 계절이었으면 더 좋겠다.
범사에 감사하는 하루되시길 빌며...
솔개트리오의 “아직도 못 다한 사랑”
김종환의 “존재의 이유”
'카톡카톡 > 2018 보낸카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굽이 돌아가는 길/181022 (0) | 2018.10.22 |
---|---|
필요 이상은 원치 않는 삶 /181019 (0) | 2018.10.19 |
가을에는 쉼을 얻으세요/181017 (0) | 2018.10.17 |
우리 집 /181016 (0) | 2018.10.16 |
낡은 수첩의 십계명 /181015 (0) | 2018.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