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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 /윤동주 /191024

서까래 2019. 10. 24. 19:34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프랑시스 잠',‘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서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

 

오늘은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입니다.

서리가 내릴 정도로 밤 기온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심한 시기라는 뜻일 겁니다.

이즈음이 되면 가을이 깊어진 만큼

오색 찬연한 단풍이 차츰 절정을 향해 물들어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오늘이 상강이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어젯밤에 제가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꿈속에 윤동주 시인께서 나타나셨더군요.

그리고는 대뜸

네 이놈! 너는 대체 뭐하는 놈이냐?”

무슨 말씀이신지?......”

네 아무리 무식하기 로니

어찌 남의 시를 내 이름을 빌어 더럽힐 수가 있단 말이더냐

?.........”

이번만은 내 너그러이 용서할 터이니

다음부터는 부디 나를 욕되게 하지 말거라

무슨 말씀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분부 받들겠습니다

 

만약에 윤동주 시인께서 제 꿈에 나타나셨다면

이보다 더 진노하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어제 제가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시를

윤동주시인님의 작품이라고 소개를 해 드렸었는데,

 

오늘 우연히 이 시의 작자가 다른 사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이 시를 쓴 실제 주인공은 뇌성마비 시인인 김준엽씨로

20여년 전에 쓰여진 시라고 합니다.

이 시는 당초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이라는 제목이었는데,

인터넷상에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제목으로 바뀌고

작자도 윤동주시인 등으로 잘 못 표기되어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시의 내용이나 문맥이 윤동주시인께서 쓰셨을 법하다는

무지한 생각에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전달해서

시인님의 명성에 누를 끼친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사실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정보에는 오류가 많음을 알면서도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가끔씩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감방에 가기 전에 이실직고하는 게

살길이다 싶어 바로잡아 알려드리오니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식이 죄지 제가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요?

 

오늘도 저녁이 되니 어제처럼 어둠이 내립니다.

풀벌레 소리 요란한 강변을 거닐며

별이라도 헤고 싶은 가을밤...

 

그저 평안하시길....

 

사랑의 하모니의 별이여 사랑이여

https://youtu.be/fFnXUMLeIxc

 

김광석의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https://youtu.be/u8WyCbIv3q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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