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김현성
가을햇살이 좋은 오후
내 사랑은 한때 여름햇살 같았던 날이 있었네.
푸르던 날이 물드는 날
나는 붉은 물이 든 잎사귀가 되어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해야지
그대 오는 길목에서 불붙은 산이 되어야지
그래서 다 타 버릴 때까지
햇살이 걷는 오후를 살아야지.
그렇게 맹세하던 날들이 있었네.
그런 맹세만으로
나는 가을 노을이 되었네.
그 노을이 지는 것을 아무도 보지 않았네.
...............
가을이 깊어가고,
깊어가는 가을 따라 가을밤은 자꾸만 늘어납니다.
가을밤이 긴 까닭은
귀뚜라미를 비롯한 풀벌레들에게
노래하며 즐기는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하지요.
밤은 죽어버린 시간이 아닌
창조의 시간입니다.
누군가는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누군가는 영면에 들기도 하며,
또 많은 이들은 내일을 위한 활력을 충전합니다.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충분한 수면은 내일의 역사를 쓸 자양분이 될 겁니다.
방하착(放下着)이라는 불교용어가 있습니다.
깊은 뜻이야 알 수 없지만 “내려놓으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밤은 일상과 잠시 이별하는 시간...
귀뚜라미 울어대는 이 아름다운 가을밤에는
세상만사 근심걱정 모두 내려놓고
오색찬란한 단풍처럼 곱게 물들어
그저 깊고 평안히 잠드시길...
조용필, 이선희의 “가을밤”
박목월의 시 “이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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