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일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11월이 시작됩니다.
오매, 단풍 들것네!
남녘땅도 이제 붉게 물들어갑니다.
11월은 끝자락이 겨울과 맞닿아있는 달입니다.
모두 버리고 내려놓는 영락(零落)의 계절이지요.
이 계절에 우리네 인간들에게 상념이 많은 건
아마도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미처 제대로 물들지도 않았는데
떨어짐을 염려하는 건 오늘이 아닌 내일의 몫일 겁니다.
나뭇잎이 곱게 물들 때
고운빛깔로 함께 물들 수 있고,
나뭇잎이 떨어져 황량한 길거리를 떠돌더라도
마음속에 쓸쓸함이 느껴지지 않는
11월이었음 좋겠습니다.
11월이 시작되는 첫날,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살은 초여름을 연상케 하는데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엔 희무끄레한
미세먼지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어쩌면 급변하는 기온과 잦아지는 미세먼지,
건강을 위협하는 두 가지 적과도 함께해야하는 계절입니다.
환절기의 건강관리는 필수겠지요.
건강에 유의하시고
계절의 변화도 만끽하시며
11월 한 달 알차고 활력 있게 보내시길 빕니다.
오늘이 불멸의 가수 김현식과 유재하의 기일이라고 합니다.
김현식은 29년 전 1990년 11월 1일
서른둘 젊은 나이에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고,
김현식 보다 3년 앞서 1987년 11월 1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만 25세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유재하의 32주기라고 합니다.
재인박명(才人薄命)이라고 아까운 사람들은
왜 그리 빨리도 데려가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늘나라에서 귀히 쓰기 위해 모셔간다고 합니다만,
저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재인이 못 되도 좋으니
건강하게 오래도록 살다 갔으면 좋겠습니다.
영락의 계절 초입에 스러져간 두 분을 애도하며...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 등 20곡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등 8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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