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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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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김현성/191029

서까래 2019. 10. 29. 19:41


가을날

/김현성

가을햇살이 좋은 오후

내 사랑은 한때 여름햇살 같았던 날이 있었네.

푸르던 날이 물드는 날

나는 붉은 물이 든 잎사귀가 되어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해야지

그대 오는 길목에서 불붙은 산이 되어야지

그래서 다 타 버릴 때까지

햇살이 걷는 오후를 살아야지.

그렇게 맹세하던 날들이 있었네.

그런 맹세만으로

나는 가을 노을이 되었네.

그 노을이 지는 것을 아무도 보지 않았네.

...............

 

가을이 깊어가고,

깊어가는 가을 따라 가을밤은 자꾸만 늘어납니다.

 

가을밤이 긴 까닭은

귀뚜라미를 비롯한 풀벌레들에게

노래하며 즐기는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하지요.

 

밤은 죽어버린 시간이 아닌

창조의 시간입니다.

누군가는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누군가는 영면에 들기도 하며,

또 많은 이들은 내일을 위한 활력을 충전합니다.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충분한 수면은 내일의 역사를 쓸 자양분이 될 겁니다.

 

방하착(放下着)이라는 불교용어가 있습니다.

깊은 뜻이야 알 수 없지만 내려놓으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밤은 일상과 잠시 이별하는 시간...

 

귀뚜라미 울어대는 이 아름다운 가을밤에는

세상만사 근심걱정 모두 내려놓고

오색찬란한 단풍처럼 곱게 물들어

그저 깊고 평안히 잠드시길...

 

조용필, 이선희의 가을밤

https://youtu.be/eCzflSf0Gjw

 

박목월의 시 이별의 노래

https://youtu.be/TpFlLLKT8K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