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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191023

서까래 2019. 10. 23. 18:52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

 

정작 시인께서는 인생의 가을은커녕

봄날도 미처 맞이하지 못하시고

 

본인의 허물이 아니었음에도

밤이면 밤마다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녹슨 거울을 닦으며 참회하시다

29세라는 꽃다운 나이에

차가운 후쿠오카 구치소에서 짧은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역사에 가정이란 있을 수 없겠지만

만약에 시인께서 인생의 가을을 맞이하고,

그리고 겨울까지 나셨다면

어떠하셨을지 궁금함을 넘어

가슴 한 켠이 아려옴을 느낍니다.

 

아마도 위의 시에서 서술한 내용에

다름이 없이 사셨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금과옥조 같은 명시들을 남기셨을지

그리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셨을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아쉬움은 아쉬움일 뿐이고

그저 머리 조아려 시인의 명복을 빌 뿐입니다.

 

가을입니다.

남도의 도심도 이제 서서히 가을빛으로 곱게 물들어갑니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도 서서히 가을 길로 접어들고 있는 걸 겁니다.

 

내 인생의 가을이 와도 저는 저에게 묻지 않겠습니다.

물어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딱히 물어볼만한 것도 없을 것 같아서요.

 

그래도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내 자신에게 무언가 물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대는 어떠신가요?

 

벌써 어둠이 내리고

풀벌레들 합창소리 요란한

가을밤은 조금씩 깊어갑니다.

 

하루하루 차가워지는 날씨에 건강하시고

일단은 즐겁고 편안한 밤이시길...

 

박강수의 깊어가는 가을밤에

https://youtu.be/03eNNB_nBIM

 

이정옥의 숨어 우는 바람소리

https://youtu.be/hNumkJK9oW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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