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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만나러 찾은 무등산 상고대/200114

서까래 2020. 1. 14. 13:56

겨울을 만나러 찾은 무등산 상고대

 

겨울을 만나러 벗들과 더불어 세 명이 무등을 찾았다.

안나는 얼어버린 왕국의 저주를 풀기 위해 엘사를 찾아 긴 여정을 떠났다지만,

우리는 얼지도 않고 눈도 안 내리는 삭막한 도심의 겨울을 벗어나

진정한 겨울풍경을 만나고픈 절박한 심정에 무등을 찾았다.

 

비록 목적은 달랐으나 절실함에 있어서만큼은

안나의 심정과 한 치의 오차도 없었을 것이다.

무등을 오르는 여정은 너무도 험난했다.

원효사에 주차를 하고 서석대까지

눈썰매를 타고 갈 요량으로 루돌프도 대기시켜 놓았는데

눈의 흔적조차 없는 산길을 눈썰매가 달릴 수는 없어,

눈썰매를 보내준 산타할아버지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어쩔 수 없이 루돌프를 돌려보냈다.

 

그리고 늦재삼거리에서 산길로 접어들어

중터리 길을 지나 덕산너덜에 이르러

광주 시내가 환하게 조망되는 명당에 자리하고 앉아

곡주로 목을 축이고

가파른 동화사 터 길을 오른다.

턱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려고 동화사 쉼터에 앉아 바라본

중봉의 머릿결에 하얀 서리가 내려앉아 있다.

 

그리고 중봉으로 향하며 바라본 무등산의 정상부는 순백의 눈은 아니지만

순백의 상고대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대략 해발 850미터 지점부터 펼쳐져있는 하얀 꽃들...

 

산에는 꽃피네.

꽃이 피네.

갈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요.

겨울에 피는 무등의 하얀 꽃이

너무 좋아 무등에 사노라네.“

 

중봉을 지나 서석대를 오르며

진정한 겨울의 풍광과 겨울의 한기를 느껴본다.

그래, 모름지기 겨울은 이래야지.

눈꽃의 향연과 함께 서석대에 올라 천지인(天地人)

모여 있는 안개 낀 무등산 정상부를 바라본다.

 

오늘 온다던 엘사는 어디로 간 게야?

천왕봉을 둘러보고 지왕봉, 인왕봉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엘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 산정의 바람결이 이렇게 차가우니

아마도 천왕봉 부대의 막사에서 빼치카에 몸을 녹이고 있겠지.

 

겨울이 그리워

겨울 풍광에 목말라 찾은

무등의 겨울 옷은 너무도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비록 손도 시리고 귀도 시렸지만

그래도 무등의 품안은 너무도 포근했다.

 

엘사와의 만남을 후일로 미루고 장불재를 향해 내려가다

입석대 앞의 누워있는 돌기둥위에 걸터앉아 요기를 하고

장불재를 거쳐 규봉암을 둘러보고 꼬막재를 지나 무등산장에 이르렀다.

 

반가운 벗들과 아름다운 무등을 만나 기쁨과 즐거움이 넘친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각 한 병으로 끝내자던 뒷풀이는 좀 과했다.

빈병이 늘어날수록 우리의 머릿속도 하얗게 비어갔느니...

하지만 그게 어디 우리 탓이던가?

 

나는 안다.

그게 엘사의 저주였음을...

아니, 저주가 아닌 질투였음을...

우리 다음에는 엘사까지 함께 데리고 가자^^

그래서 다음엔 우리가 엘사의 저주를 벗어나보자.

 

겨울 풍경치고 이번에 우리가 만난 무등의 얼굴은

겨울이면 언제나 마주칠 수 있는

무등의 아주 평범한 겨울모습임에 틀림없습니다만,

이번 겨울처럼 겨울답지 않은 겨울엔

그립고 보고픈 풍경이리라 여기고 올려보오니

한번 감상해 보시고

 

오늘도 알차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비옵나이다.

 

김세화의 겨울이야기

https://youtu.be/7WoBrllBe2A

 

겨울왕국 OST “렛 잇고

https://youtu.be/kBxpcsK6v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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