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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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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한용운/200713

서까래 2020. 7. 13. 17:46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을 길을 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꿈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에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공든 탑이 무너지랴?

만리장성도 무너져 내린다.

한 편에서 무너져 내리고

또 다른 한 편에서는 보수하며

수 천년 수 만년을 유지해 간다.

 

하지만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참으로 허망한 일이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릴 탑이라면

차라리 쌓아올리지 말았어야할지도 모른다.

 

그가 쌓은 탑이 어떤 것인지,

그 탑이 왜 뜬금없이 허물어져 내렸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너무 허무하고, 허망하다.

사자는 말이 없는데

무슨 말들이 그리 많은가?

따질 게 있으면 따지더라도,

시시비비만 정확히 가리고,

너무 시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대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해 봅니다.

여러모로 혼란한 세상이지만

새로 맞이하는 한주도 힘내고 살아가시자구요!

 

김혜림 날 위한 이별

https://youtu.be/t4QUd0i2q4Y

 

이문세의 그녀의 웃음소리 뿐

https://youtu.be/VGBtuIOXvw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