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의 음표
生을 조율하는
작곡가가 있다면
못 갖춘 마디 앞에 두고
반 박자 접어들어
노래하자 할 텐데
生을 만들어 주는
작곡가가 있다면
한 소절 끝날 때마다
도돌이표 붙여
다시 한번 열창으로
목청 높이자 할 텐데
생에 도돌이표를 붙이고
돌아갈 수 있다면
그 때는
한숨 고비
즐기며 넘을 수
있었을 텐데
노래처럼
다시 부를 수 없는
生은
도돌이표 붙여
다시 살 수 없어라
- 허공에 움막하나 지어놓고 중에서
베란다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어보니
가는 비가 내렸다.
오늘은 우산대신 모자를 챙겨 쓰고 밖으로 나선다.
아내는 우산을 챙겨들고 어제, 그제처럼 공원을 거닐고
나 홀로 삼각산으로 향한다.
날씨 탓인지 인적이 거의 없는
산길을 가로질러 영산강 수변길로 접어든다.
내린 장마 비에 강물이 제법 불어 징검다리가 물속에 잠겼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비는 거의 내리지 않는다.
차라리 비라도 쫙쫙 쏟아져 내리면 몸도 마음도 시원하련만,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만이 빗물을 대신해 뚝뚝 떨어진다.
삶의 의미가 거창한 것에 있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소소하고 땀방울처럼 하찮은 것이
삶의 가치이고 의미일 수도 있다.
철없는 아이들의 소꿉놀이처럼 유치해 보일지라도...
따지고 보면 변치 않는 건 자연밖에 없다.
자연도 그 형상은 매번 변하지만
그 가치와 정신은 변하지 않는다.
오늘도 그런 자연과 함께 벗할 수 있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오늘도 비가 내리겠지만
이제 겨우 장마의 초입에 불과하다.
허나 시간이 흐르면 지리한 장마도 끝나고
말간 하늘이 환하게 미소를 지을 것이다.
눅눅한 날씨에 코로나는 날로 확산되고,
괜한 우울감에 젖는 아침이지만
그래도 힘을 내야지요.
모든 것은 지나간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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