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22보낸카톡

참 미안한 일 /220407

서까래 2022. 4. 7. 10:02

 

참 미안한 일

 

집 주변 잡풀들이 장마에 기승을 부려 제초를 하던 남편

평소와 달리 마무리가 엉성하다

 

두꺼비 한 마리가

예초기 칼날을 이리저리 피해서

차마 말끔히 자르지 못했다고 한다

 

두꺼비의 거주지를 침략하고

총칼을 들이대는 것 같아

그렇게까지 하면서

잡초를 제거할 수 없었노라고

 

손전등을 켜고 오이를 따려는 내 앞에

참새 한 마리 잠에서 깨서 혼비백산 도망간다

 

아마 종일 앵두나무에서

노래 부르던 참새겠지

오이는 그만두고 얼른 불을 껐다

 

잠 깬 참새가 고이 잠들기를

그리고 내일도 노래해 주기를

 

봄이면 남새밭 제비꽃 뽑지 못해

채마들이랑 같이 자라게 하고

그러자니 야채들에게 미안하다

 

빨래를 널면서 발에 민들레 밟힐까

잔디에 풀 뽑다가

꽃마리 하늘빛 얼굴 차마 외면 못한다

 

둘 중 누구랄 것 없이 사정이 이러하니

집 주변이 무성한 건 어쩔 수 없는 일

 

미안해 하는 줄 알고

오늘도 참새들은 가는 빗속에서

비의 세레나데를 들려주고

제비꽃은 내년 봄에도

보랏빛 웃음을 선물할 것이다.

 

- 김현희/생선살 발라주는 남자 중에서

 

밤새 가는 봄비가 내렸나보다.

그리고 꽃비도 내렸다.

 

밤새 잠을 설쳤다.

"제발 제발~~~

바람만이라도~~"

꽃들의 외침소리가 밤새 들렸다.

 

그리고 질투심 많은 매화나무는 밤새도록 노래했다.

 

"비야 내려라!

바람아 불어서

꽃잎 모두 떨구어다오~~"

 

내린 봄비에도 꽃비는 이제 겨우 시작일 뿐

대부분의 벚꽃은 아직 건재하다.

 

머잖아 가을바람에 낙엽 떨어지듯

나폴 나폴 춤을 추며 떨어져 내리겠지만...

 

밀알은 썩어야 새싹을 틔우고

꽃잎은 떨어져야 열매를 맺는다.

 

화무십일홍이요.

인생은 일장춘몽이라고 한다.

 

문득 내가 지금 꿈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현실의 삶을 살고 있는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꿈속에서도 항상 현실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기에~~

 

그러나 이게 꿈은 아닐 것이다.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꿈이라면 더 멋지고 더 당당하게 살아야지

겨우 이 정도로 살아가는 꿈속의 삶을 영위할 리가 없다.

 

하지만 괜찮다.

초근목피로 연명한들 어떤가.

따지고 보면 세상사도 우주도 모두 내 맘속에 담겨있고,

행 불행도 모두 마음먹기에 달린 것을...

 

가는 봄비가 내린 아침 떨어진 꽃길을 걸었지요.

벚꽃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초목들은 푸르름을 더하며 생기발랄하게 자라납니다.

봄비는 꽃들에게 미안해서 차마 흡족하게 내리지 못했겠지만

꽃이 지고나면 더 많은 봄비를 뿌릴 겁니다.

 

벚꽃이 질 즈음이면 푸른빛은 더욱 짙어지겠지요.

 

오늘도 행복을 꿈꾸는 아름다운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배따라기의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https://youtu.be/EadoTN2iTzU

 

이지연의 "바람아 멈추어다오"

https://youtu.be/v-jQsC2Umgo

'카톡카톡 > 2022보낸카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에서 소중한 것/220411  (0) 2022.04.12
인생의 윤형방황/220408  (0) 2022.04.12
삶이 내게 말한다. /220406  (0) 2022.04.07
그냥 놔두세요^^/220405  (0) 2022.04.05
봄/220404  (0) 2022.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