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류시화
꽃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이다
모든 꽃나무는
홀로 봄앓이하는 겨울
봉오리를 열어
자신이 봄이 되려고 하는
너의 전 생애는
안으로 꽃 피려는 노력과
바깥으로 꽃 피려는 노력
두 가지일 것이니
꽃이 필 때
그 꽃을 맨 먼저 보는 이는
꽃나무 자신
꽃샘추위에 시달린다면
너는 곧 꽃 필 것이다
...........
3월의 마지막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입니다.
3월이면 의례히 찾아오는 꽃샘추위기는 하지만
이제 3월도 막바지를 향해가고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만화방창의 시기에 무슨 추위가 오랴 싶었는데,
꽃을 시샘하는 불청객이 찾아왔네요.
따지고 보면 모두 봄꽃들이 스스로 불러온 재앙입니다.
하나씩 차례대로 순서 지켜가며 하나 둘씩 조용조용히 피어났더라면 꽃샘추위도 눈치채지 못했을텐데,
호들갑스럽게 일시에 무더기로 피어나니 누군들 질투심이 일지 않겠는지요.
꽃샘추위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이삼일을 넘기지 못하고
이미 무르익은 봄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어쨌건 갑작스러운 추위에 건강 유의하시고,
꽃 피고 새들이 노래하는 춘삼월의 마지막 주,
알차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진미령의 "하얀 민들레"
이지연의 "바람아 멈추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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