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23 보낸카톡

여행/230915

서까래 2023. 9. 21. 09:56

썬플라워크루즈에서 바라본 울릉도

여행

 

비우기 위해

버리기 위해

먼 길 떠났는데

 

아무것도 비우지도

아무것도 버리지도 못한 채

또 제자리로 돌아왔다

 

부질없는 욕망도

죽을 것 같은 아픔도

깊디깊은 슬픔도

그 무엇 하나 버리지 못한 채

바보처럼 제자리로 돌아와 버렸다.

 

- 김정한

 

가을비가 내립니다.

어제밤부터 끊임 없이 추적추적 가을비답게 내리는데,

가을비치고는 너무 많이 내리는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내일도 모레도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아직은 남국의 햇살이 곡식과 과일을 살찌우고

단맛을 더해야할 시기입니다.

하지만 쓸모없어 보이는 비가 내리는데도

나름 까닭이 있겠지요.

 

지난 주말은 날씨가 정말로 청명했습니다.

여행하기에 아주 적합한 날씨였죠.

그래서는 아니지만 우연찮은 기회가 있어

한번 가고 싶었던 울릉도 독도여행을

13일로 다녀왔습니다.

 

12시에 광주비엔날레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울진 후포항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815분 배를 타고 네시간 반을 달려

점심때쯤 울릉도항에 도착해서

울릉도 현지버스를 타고 움직이며 한나절 동안

주마간산 격으로 차안에서 울릉도 풍경을 눈에 담으며

울릉도를 한 바퀴 도는 코스였습니다.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라는 나리분지에서 잠시 내려서

그곳에서만 판매한다는 나리분지의 특산품이라는

씨껍데기술로 잠시 목을 축이고

성불사로 이동해서 잠시 머물다가

버스로 움직이며 바닷가 두어 군데에 멈춰서 잠시 둘러보다가

울릉도 버스투어가 마무리됐지요.

 

물론 시간도 충분치가 않았지만 패키지여행이란 게

한계가 있어서

겉만 대충 살펴보고 마무리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대아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새벽 어스름이 걷히자

아내와 둘이서 잠시 해변이나 거닐자며 바닷가로 향했지요.

사동방파제를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가자는 아내에게 아침은 안 먹더라도

바닷가를 좀 거닐어야하지 않겠느냐며 한참을 걸어가니

와록사 해변산책로라는 게 나오더군요.

 

암벽을 깎아 터널형태의 산책로를 만들고

아치형의 다리 두개로 연결하여 만들어 놓은 산책로인데,

한참을 걷다보니 길이 막히더군요.

중간에 돌아갈 줄 알았던 아내가 끝까지 따라온 걸 보면

절경이었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미리 알았더라면 함께 갔던 일행들도 함께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과 시간에 쫓겨

충분히 즐기지 못한 점은 있었지만

아침산책만으로도 울릉도에 온 수고로움을 보상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침을 먹고 항으로 이동해서 810분에 출발하는

독도행 배에 올라 왕복 3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 독도투어에 나섰습니다.

 

하늘은 푸르고 새하얀 구름들은 하늘을 곱게 수놓고 있었죠.

검푸른 바다는 아주 잔잔해 보였지만

독도로 향해 갈 때는 제법 롤링이 있더군요.

 

드디어 독도에 입도해서 30여분 가량 머물며

독도의 경관도 즐기고

독도의 상징성과 그 의미를 잠시 되새겨보는 시간이었지 싶습니다.

 

울릉도로 되돌아가는 길은 올 때와는 판이하게

정말 바다가 너무 잔잔해서 배가 달리는 게 아니라.

정박해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울릉도에서 세시 반 배를 타고 후포항에 도착해

집에 도착하니 밤 1시가 훌쩍 지났더군요.

 

즐거운 여행이었지만 일정에 비해 너무나 멀고

시간부족으로 울릉도를 건성으로 둘러보았다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다음기회가 있다면 성인봉도 올라보고

구석구석 살피고 거닐며 충분히 즐겨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여행길에 주마간산 격으로 담아본 울릉도 풍경사진 올려봅니다.

기회되면 독도 사진은 다음에 올려드리지요.

 

벌써 또 한주를 마무리하는 금요일인가 봅니다.

주말에 비가 예보되어 있지만.

한주 마무리 잘 하시고

가을비와 더불어 즐겁고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음표)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

https://youtu.be/v7gu9tdGMsA?si=6XtpLdagIQOLZeT9

 

(음표)송창식의 "비의 나그네"

https://youtu.be/yQPtblRFaMQ?si=uo8Rsn-RdaBsPfA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