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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이기철/231017

서까래 2023. 10. 17. 10:16

서석대에서 바라본 무등산 정상부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은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같은 약속을 하기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 번의 작별이 시작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면서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처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고 싶다

 

떨어져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가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 이기철

 

가을이 깊어가고 하루가 다르게 아침기온이 차가워집니다.

강변에는 제철을 만난 코스모스 꽃이며 억새꽃이 만발했고

가로수들도 하나 둘씩 붉게 물들어 갑니다.

 

지난주 일요일에는 오랜만에 아내와 둘이서 무등산을 찾았습니다.

연중 서너번씩 개방되던 무등산 정상이

지난 9월말에 무등산 정상의 세 봉우리 중,

군시설물이 위치하고 있는 천왕봉과 지왕봉을 제외하고

인왕봉을 상시 개방하였다기에 한번 오르고 싶었지요.

 

원효사에서 늦재삼거리까지 이어지는 포장도로를 지나

산길을 따라 동화사터에 오르고 나면

중봉으로 향하는 길섶에는 억새꽃과 구절초, 용담꽃 등의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고

광주시내와 무등산정상부를 비롯한

주변의 경관들이 조망되는 환상적인 길이 이어집니다.

중봉에서 서석대로 바로 오르는 경사가 급한 등산로를 피해

장불재로 가서 입석대를 거쳐 서석대 상단에 오릅니다.

 

서석대에서 무등산정상부 가는 길은 거의 산책로 수준입니다.

서석대에서 바라보면 정상부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인왕봉을 오르면서 서석대를 내려다보니

한참 낮아 보입니다.

 

인왕봉 정상으로 오르는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데크 북측난간에는 가림막이 설치되어 천왕봉, 지왕봉은 물론

인왕봉의 북측 절반 가까이는 조망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망대 앞부분은 인왕봉 정상부가 가로막고 있어

서석대 상단부도 조망되지 않고

좌우로 광주시내와 안양산 방향만 조망되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천왕봉의 군부대가 조망되지 않게 하려는 조치로 생각되지만

뭔가가 부족해 보이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예전에 정상부를 수시로 개방할 때는 정상부에 오를 수는 없었지만

천왕봉과 인왕봉, 지왕봉 사이를 걸으며

정상부를 바라보며 지나가 작전도로를 따라 중봉방향으로 하산했었는데,

아직은 부분 개방이라서 인왕봉에 올랐다는 걸로 만족하고

서석대 방향으로 하산하여 작전도로를 따라 원효사로 향했습니다.

 

2025년까지 군부대를 이전하고 완전 개방할 계획이라는데,

그 때가 언제 일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지만,

무등산 정상부의 민낯을 대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무등산을 오르며 대충 담아본 풍경사진 올려봅니다.

9일 전에 찍은 사진이니

지금쯤은 단풍도 곱게 물들어가지 싶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차가워지는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활기찬 나날 보내시길 빕니다.

 

(음표) 김세환의 어느 날 오후

https://youtu.be/kZcLDcB0l1M

 

(음표) 김지연의 찬바람이 불면

https://youtu.be/jXy15NGpCSs?list=RDjXy15NG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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