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23 보낸카톡

등 뒤를 돌아보자 /박노해/231208

서까래 2023. 12. 8. 09:34

무등산 정상부의 상고대

등 뒤를 돌아보자

 

12월에는 등 뒤를 돌아보자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동안

등 뒤의 슬픔에 등 뒤의 사랑에

무심했던 시간들을 돌아보자

 

눈 내리는 12월의 겨울나무는

벌거벗은 힘으로 깊은 숨을 쉬며

숨 가쁘게 달려온 해와 달의 시간을

고개 숙여 묵묵히 돌아보고 있다

 

우리가 여기까지 달려온 것은

두고 온 것들을 돌아보기 위한 것

내 그립고 눈물 나고 사랑하는 것들은

다 등 뒤에 서성이고 있으니

 

그것들이 내 등을 밀어주며

등불 같은 첫 마음으로

다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니

12월에는 등 뒤를 돌아보자

 

- 박노해

 

세월이 참 빠르긴 합니다.

월요일인가 싶으면 한주가 가고,

달력을 한잔을 넘겼다 싶으면

금새 한 달이 갑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는데,

흘러가는 세월을 붙잡지도 못하고

허송해 가며 또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시인께서는 등 뒤를 돌아보라고 말씀하시지만,

굳이 돌아볼 까닭이 없어 보입니다.

 

먹고 싸고 자고 일어나는 생활의 반복,

이게 뭡니까?

그래도 그게 사람이 사는 거겠지요.

굳이 뒤돌아볼 필요도 없이

지난 시간보다 남아있는 시간들을

더 알차고 보람되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는 날씨가 너무 청명해서

날씨 한번 기가 막히다 생각했었는데

어제가 대설이었더군요.

대설에 큰 눈 없고

대한에 혹한 없다는 속설이 있기도 합니다만

절기란 계절의 흐름을 짐작케 하는 가늠자 일뿐

현대 첨단 과학으로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기상현상을 모두 반영할 수는 없겠지요.

 

지난 주말에는 하얀 눈 모자를 쓰고 있는 무등산을 다녀왔습니다.

산에 오르기 며칠 전에 시내에서 바라본 무등산은

산 전체가 하얗게 물들었더니

눈이 적게 온데다가 비교적 온화한 날씨여서

설선이 정상부 쪽으로 이동을 한 거지요.

 

무등산장에서 출발하여 늦재삼거리를 거쳐

동화사 터를 지나 중봉으로 향하는 길에 바라보이는

무등산 정상부는 마치 눈이라도 뿌리고 있는 듯

설산과 운무가 조화를 이루어 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하더군요.

상고대는 무등산 정상부의 약1,000m 이상의 고지에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중봉복원지에서 서석대로 오르는 등산로

돌계단에는 눈이 쌓여 있었으나 그다지 미끄럽지는 않아

환상적인 풍경을 오롯이 즐기며 서석대에 오르고

내친김에 인왕봉까지 올라갔다 내려가려했더니

인왕봉 출입이 통제되고 있더군요.

 

아쉬움을 삼키며 입석대를 거쳐 장불재로 내려와

반주를 곁들여 간단히 요기를 하고

중머리재를 거치고 서인봉을 지나 세인봉 방향으로 가다가

약사사를 거쳐 증심사 쪽으로 하산했습니다.

 

무등산정상부는 한겨울인데

증심사 계곡에는 단풍이 한창이어서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 주더군요.

 

대설에 눈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무등산의 설경으로 달래보시라고

무등산의 초겨울 풍경사진 올려봅니다.

 

또 한주의 일상을 마무리하는 금요일인가 봅니다.

모쪼록 알찬 하루 보내시고,

주말은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오늘하루도 행복하세요^^

 

(음표)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https://youtu.be/xKo9xIqW1eQ

 

(음표) 박기영의 넬라 판타지아

https://youtu.be/NTKOyUWRO7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