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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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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도종환/231214

서까래 2023. 12. 14. 09:37

겨울나무

 

잎 새 다 떨구고 앙상해진 저 나무를 보고

누가 헛살았다 말하는가

열매 다 빼앗기고

냉랭한 바람 앞에 서 있는

나무를 보고 누가 잘못 살았다 하는가

 

저 헐벗은 나무들이 산을 지키고

숲을 이루어내지 않았는가

 

하찮은 언덕도 산맥의 큰 줄기도

그들이 젊은 날 다 바쳐 지켜오지 않았는가

 

빈 가지에 새 없는 둥지 하나 매달고 있어도

끝났다 끝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실패했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이웃 산들이 하나씩 허물어지는 걸 보면서도

지킬 자리가 더 많다고 믿으며

 

물러서지 않고 버텨온 청춘

아프고 눈물겹게 지켜낸 한 시대를 빼놓고

 

-도종환

 

헐벗은 나무들이 비를 맞는다.

그러나 안쓰러워 보이지 않는다.

겨울나무는 씩씩하고 늠름하다.

푸르른 잎 새를 자랑할 때나

오색 찬연한 단풍으로 장식했던 모습보다도

외려 더 떳떳하고 의젓해 보인다.

 

북풍한설 모진 바람에도 나무들은 떨지 않는다.

사시나무 떨 듯 한다는 말이 있지만

사시나무는 발가벗은 줄기가 추워서 떠는 게 아니라

푸르른 시절에 잎사귀가 쉬임 없이 흔들거리는 것이다.

 

 

만일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가 있다면

그건 추워서 떠는 게 아니라

불어오는 칼바람에 간지러움을 느껴

키드득 거리며 웃는 몸짓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

 

달빛이 교교히 흐르는 밤중에 달빛을 받아

환하게 빛나는 겨울나무의 나신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무슨 다른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저 아름답다는 한 마디면 족하다.

 

겨울나무는 모두 벗어 던졌지만

봄이면 다시 환생을 한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은

공수래공수거()일 뿐이다.

 

인생의 가을이 찾아오고

겨울이 다가 오는 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잎 새 다 떨구고 앙상해진 빈 몸으로 남았다고 너무 서러워 말자.

어차피 공수거()할 몸이 아니던가.

 

오늘도 비가 내린다합니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는 추워진다지요.

어쩌면 겨울 본연의 날씨로 돌아가는 거겠지요.

 

빈 몸으로 가더라도 사는 동안은 건강하게 살다 가야겠지요.

궂은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오늘 하루도 밝고 환한 하루 보내시길...

 

오늘도 해피 데이^^

 

(음표)장욱조의 고목나무

https://youtu.be/KcqMjja825c

 

(음표)서유석의 가는 세월

https://youtu.be/_wiZhHJ-Y-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