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발굽과 술 한 잔
춘추시대, 제나라에 수많은 군대를 거느린
초나라가 쳐들어왔습니다.
제나라의 위왕은 초나라를 막기 위해
신하 순우곤에게 동맹국인 조나라로 가서
구원병을 청해 오라고 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황금 100근과 수레 10대를
예물로 가져가게 했는데,
이에 순우곤이 갑자기 하늘을 보면서 크게 웃자
위왕이 의아해 물었습니다.
"이보시오, 순우곤.
자네는 이 예물이 적다고 생각하는가?"
"전하, 제가 어찌 감히 그럴 수 있겠습니까.
다만 제가 전하를 뵈러 오던 중 보았던
한 농부가 떠올라 웃은 것입니다."
순우곤이 위왕에게 이어서 말하였는데,
사실 이것은 위왕에게 전하고자 하는
간곡한 청이었습니다.
"그자는 돼지 발굽 하나와 술 한 잔을 놓고는
밭에 오곡이 풍성하고 집안 가득 넘쳐나기를 빌었는데
앞에 놓아둔 것은 적은데 그보다 훨씬 많은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었사옵니다."
다행히 위왕은 순우곤의 뜻을 알아차리곤
그에게 더 많은 예물을 주었습니다.
덕분에 순우곤은 조나라의 지원을 받게 되어
초나라 군대를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돈제일주(豚蹄一酒)'
돼지 발굽과 술 한 잔이라는 뜻으로,
작은 성의로 많은 것을 구한다는 의미입니다.
적은 노력으로
큰 것을 얻으려 하는 것은
욕심일 뿐입니다.
무언가를 이루고자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따뜻한 하루에서 모셔온 글
이제 진짜 가을이 왔나봅니다.
어쩌면 당연히 찾아왔어야할 가을이
너무 늦게 찾아왔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름 혹독한 대가를 치렀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있는 대한민국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그리고 낙엽 지는 늦가을이 지나면
북풍한설 몰아치는 겨울이 오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졌기에
수이 지나가지 않는 여름을 원망하며
무더위가 가시고 가을이 오기를 기다렸기에
대지를 식혀주고 가을을 모시고 온다는
가을비를 쌍수를 들고 반겼고,
비와 함께 그토록 기다리던 가을이 오긴 왔나봅니다.
허나 가을이 그냥 쉽게 온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쩌면 물러가기 싫은 여름의 마지막 발악이었는지도 모르지요.
지역에 따라서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만만치 않더군요.
못 믿을 세상이고
못 믿을 날씨라지만
이제는 계절하나 바뀌는 데도 이리도 힘겨운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건가 봅니다.
모르겠습니다.
이제 가을이 오기를 바라는 것도
자연의 섭리가 아니라
우리네 인간들의 무리한 욕심인지도요.
앞으로는 가을이 오기 전에
음식을 거하게 장만해서 기추제(祈秋祭)를 지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건 가을비가 가을 날씨를 몰고 왔습니다.
에어컨, 선풍기 대신 이불을 끌어당기는 밤이 이어지겠지요.
이제는 무더위 대신
심한 일교차로 인한 건강을 걱정해야할 시기입니다.
가을은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이고,
어느 계절보다도 행복해야할 좋은 계절입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보다 행복한 나날들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선선한 가을 기운을 받으며 시작하는 한주
알차고 활기차게 열어 가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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