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징검다리휴일이라.......
남들은 휴가도 가는데 일단 급한 일 없으니
대책없이 무작정 쉬기로 한다.
**병풍산(좌)과 삼인산
그리고 삼일동안의 다리품을 파는 만행이 시작되었다.
첫째날은 병풍산 일대를 십여시간 동안 산행하고,
둘째날은 화순 물염정과 동복호 주변, 무등산 풍암정계곡과 식영정, 송강정, 그리고 망월묘역까지...
그리고 세쨋날은 전북 임실으의 옥정호를 바라보며 국사봉, 오봉산, 그리고 옥정호 물안개길을 걸었다.
**화순 물염정
모처럼 며칠을 쉬려고 하는데
아내는 애들 일로 서울에 가야 된단다.
함께 가서 서울에서 며칠을 보내고 올까 하는 마음도 들지만 사정이 여의치가 않다.
그래서 홀로 남아 자유롭게 지내기로 한다.
원래 오늘 상경한다던 아내는 서방 혼자 남겨두고 가기가 좀 거시기 했는지
내일 아침 일찍 가겠단다.
**동복호와 적벽
날씨탓인지 몸이 무겁기도 하지만, 지난주말 바위에 찢은 엉치가 영 시원치가 않다.
어차피 시간은 널널하니 오늘은 한나절 정도
간단히 병풍에나 올랐다 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일어난 아침,
거실에 않아 생각없이 티비를 보고 있는데
아들녀석이 나와서 배가 고프단다.
아내는 아침을 한다고 부엌에서 일손을 놀리고 있고,
몸도 무거워 오전은 쉬고 오후에나 병풍에 올랐다 오려 생각했는데,
아무리 계절과 시간대를 안 가리고 산에 오르는 성격이라지만
이 뜨거운 여름날 오후에 산에 오르는 건 무리다 싶어 오전에 산에 오르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헌데 아내가 아침밥을 한다니 기다려야겠더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있다가
홀로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 풍암정과 계곡
아침도 안 먹는 놈이 뭐하러 아침밥 되기를 기다리겠다는 건지.... ㅉㅉㅉ
"나 병풍산에나 잠깐 갔다 올께"
" 웬만큼 돌아 다니고 일찍 와!"
"알았어, 한나절만 있다가 올께"
** 식영정에서 바라본 광주호
그렇게 병풍산 정상에만 올랐다 되돌아올 요량으로 대충 여장을 꾸려 집을 나섰는데,
멀리서 바라뵈는 병풍산 주변에 끼어있는 구름이 심상치 않아 벌써 가슴이 콩닥거린다.
오늘은 오랜만에 한재에서 바로 투구봉을 향해 바로 오르는데,
천천히 오르니 여름날씨치고는 생각보다 훨씬 선선한 편이다.
병풍산도 투구봉까지 오르기가 조금 힘들지 나머지는 능선따라
주변경관을 조망하며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정상이고 더 나아가면 옥녀봉이다.
투구봉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니 하얗게 피어나는 뭉게구름이 마치 거대한 병풍처럼
사방을 두르고 있는 풍광이 주변의 푸른 산야와 어우러져 마치 알프스의 경관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가히 예술이다.
서서히 정상에 올라 다시 주변을 둘러보고, 옥녀봉 방향으로 가다가 홍길동우드랜드와 갈라지는
삼거리의 절벽위 쉼터에서 요기를 하며 휴식을 취하며 하산로를 구상한다.
** 송강정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바로 돌아서 내려갈 수는 없는 일이고,
홍길동우드랜드쪽으로 돌까나, 아니면 천자봉을 지나 용흥사 방향으로 빠질까?
일단 천자봉으로 가기로 하고, 천자봉에서 정상등산코스인 대방재길은 쳐다보지도 않고
왼편의 쪽재로 내려선다.
쪽재에서 오른쪽 골짜기는 용흥사 가는 길인데,
등산로는 폐쇄되어 있으나 계곡을 따라 길을 찾아 걸을 만하고
오른쪽으로 가면 예전에 가보앗던 쪽재골계곡으로 빠지는 길,
그리고 직진하면 왕벽산인데 예전부터 한번 올라보고 싶은 산이었다.
처음 오른 왕벽산 정상엔 기지국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고
앞에 보이는 산에서 능선을 따라 좌측이건 우측이건 하산로가 있을 것 같은 산세라서
내친김에 가보니 산정상부에 헬기장만 덩그라니 있고 길은 끊겨버린다.
어차피 옥녀봉에서 쪽재방향으로 산행하는 사람이 일년에 몇명이나 될른지......
** 국사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옥정호와 붕어섬
발길을 돌려 왕벽산을 거쳐 쪽재로 내려가 쪽재골계곡으로 향한다.
몇시간 동안 사람의 그림자도 없는 곳으로 걷고 걷는데
쪽재골계곡의 상류는 가뭄으로 모두 말라 붙었다.
한참을 내려가다보니 계곡쪽으로 오솔길이 있어 내려가 살펴보니
이럴 수가 계곡물이 고여있는 연못이 있는데 물이 맑고도 얼음처럼 차갑다.
"그래 세속에 찌든 육신을 잠시 식혀가리라!"
한참동안 물속에 몸을 담그니 바로 냉장상태가 된다.
젖은 옷의 물기를 수건으로 대충 털고 행장을 꾸려 쪽재마을을 지나 대방마을로 향한다.
그런데 대방제를 지날때 쯤되니, 몸무게가 갑자기 천여근으로 불어난다.
청소년 수련원을 지나 만남재를 오르는 산길은 경사가 급하지는 않으나
지친 산객에게는 힘겨운 고행길이다.
아무리 날씨가 좋다고 해도 한여름에 십여시간의 산행은 무리인가 보다.
진땀을 흘리며 한발한발 내딛다보니 드디어 만남재다.
만남재가 이렇게 반갑기도 처음이다.
여기서부터야 거의 평지길이니 굴러선들 못가겠는가?
** 병풍산 정상에서 삼인산 너머 무등산 방향으로 바라본 정경
기진맥진한 몸을 이끌고 집에 가니 아내의 시선이 곱지 않다.
"내일하고 모레도 다닐거면서 뭐하는데, 그렇게 죽자살자하고 다녀?"
"이 사람아! 오늘은 진짜 일찍 올려고 했는데,
내 잘못이 아니고 그놈의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냥 올 수가 없었다니까."
그러나 병풍산에서 무리한 댓가를 나머지 이틀동안 체감해야만 했다.
"過猶不及"이란 고사성어가 괜히 생겼겠는가?
***산행코스
* 한재-투구봉-병풍산정상-천자봉(옥녀봉)-쪽재-왕벽산-무명봉(헬기장)-왕벽산-
쪽재-쪽재골-대방제-청소년 수련원-만남재-한재
불태산정상도 구름에 싸이고
병풍과 삼인도 구름에 얼굴을 가렸다.
산을 오르기전 한재에서 바라본 천봉
그리고 병풍산 투구봉
며느리밥풀
숲 사이로 불태산이 얼굴을 내밀고
투구봉도 ........
병풍산을 멀리서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구름들....
구름 덕분에 불태산도 천봉도 그리고 모든 산들이 더욱 돋보인다.
병장산, 그리고 저 멀리엔 방장산이....
북쪽의 백암산 내장산 방향
삼인산과 저 멀리 구름에 갖힌 무등
투구봉에서 바라본 병풍산 정상
그리고 불태산과 천봉
짚신나물
닭의 장풀
뒤돌아본 불태와 투구봉
마타리
병풍산정상
정상에서 옥녀봉 방향에서 왼쪽으로 돌며 한바퀴 빙 둘러본다
정상을 지나 옥녀봉방향의 그늘은 없지만 쉬어가기 좋은 곳. 단 햇볕이 심한날은 예외
무릇꽃
하얗게 피는 무릇꽃은 처음 본다
쉼터에서 바라본 천자(옥녀)봉
불태산과 병풍 정상부
아무리 보아도 구름이 환상적이다.
옥녀봉 방향으로
왕벽산(좌)과 천자봉(우)
대방제와 삼인산
천자봉(옥녀봉)
천자봉에서 바라본 불태산(좌)과 병풍(우)
왕벽산을 바라보며 쪽재방향으로 향한다
쪽재에서 왕벽산으로 오른다
왕벽산정상
왕벽산에서 바라본 천자(좌) 불태(중) 병풍(우)
눈사람 모양으로 올라오는 버섯
내친김에 한봉우리를 더갔더니 헬기장만 있고 길이 끊겨버린다.
다시 왕벽산을 지나 쪽재로
쪽재골계곡으로
꿩의 다리
쪽재골 상류는 거의 건천이고 이 곳만 물이 있는데 물이 얼음처럼 차고 시원하다.
아마로 지하로 흘러 햇볕을 안받기 때문이리라.
뚝갈
돼지감자 같은데 조금 다른 것 같다
사위질빵
쪽재골계곡 입구
이제 무등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ㅗ
이곳도 전원주택이 많이 들어섰다.
쪽재제(?)
노량코스모스(?)
박주가리
맨드라미와 봉선화, 채송화
송엽국
대방제
청소년수련원을 지나 만남재로
휴~ 드디어 만남재.......
병장산을 바라보며 한재로
누리장나무
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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