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무리한 탓인지 몸이 무거운데
아내가 일찍 서울로 출발해야 한다며 새벽같이 잠을 깨운다.
터미널까지 바래다주고 집에 와서 쉬려다가
무더운 날 집에 있는 것도 아닐 것 같아
대충 주섬주섬 여장을 꾸린다.
오늘은 어디 조용한 곳에 가서 푹 쉬었다 오려는 심산으로 길을 나섰는데.....
어디로 간다지?
그래 오늘은 화순 물염정에나 가서 막걸리 한사발 마시고 한숨 자고 오자.
터미날에서 고속도로를 피해 한적한 도로를 따라 가다가
문득 망월동 친구묘역을 먼저 들렀다 올건데 미쳐 생각을 못했다.
가본지도 한참 된것 같은데 돌아가는 길에 들려보리라.
광주호를 지나 물염정에 이르니 이른 아침의 물염정은 인적도 없이 적막에 잠겨있다.
전남8대정자중 1호로 지정된 물염정은 주변에 화순적벽이 있어
방랑시인 김삿갓이 말년에 자주 찾았던 곳으로
김병연 시비가 있다.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고
정자에 잠시 앉아 쉬다가 물염적벽에 가까이 다가서 본다.
좋은 자리가 있으면 퍼질러 앉아 푹 쉬었다가고 싶건만
마땅한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다시 정자로 돌아와 잠시 머물다, 일단 동복호 주변의 풍광을 돌아보고,
가까이에 있는 백아산을 찾아가지만,
홀로 편히 쉴 곳은 아니다 싶어 무등을 그려본다.
그래 원효계곡이나 풍암정계곡이라면 시원하게 쉴만한 곳이 있을 것 같은데,
원효계곡엔 인파가 넘칠 것 같아 풍암정을 찾았더니
생각보다 한산하고 계곡의 물도 적당하니 쉬어감직하다.
한적한 곳을 찾아 오르다 적당한 장소에 여장을 풀고
바지를 입은 채로 물속으로 입수하니
한큐에 더위가 싹 가신다.
역시 더위를 식히는데는 물만한 것이 없구나.
계곡물에 반신욕하며 막걸리 두병을 뚝딱 비우고
심신의 피로를 계곡물에 씻겨내려보내며 한식경을 보내다가
취기가 가실즈음 대충 물기를 털어내고 제철유적지 방향으로 거닐다
차를 집어타고 돌아가는 길에 식영정에 들러
식영정과 주변 시설들을 천천히 둘러보며 하나씩 앵글에 담아본다.
그리고 망월묘역을 향해가다 가는 길목에 위치한
소나무숲에 덮여있는 송강정을 찾아본다.
오랜만에 찾아서인지 고즈넉한 송강정이 예전보다 훨씬 깔끔해진 듯한 느낌이다.
송강정 주변을 둘러보며 관리하시는 아저씨와 잠시 담소를 나누다 계단을 내려선다.
망월묘역의 벗의 산소를 찾아 소주 한잔을 올린다.
좋아하던 담배도 한대 태워 올리고 싶건만,
이럴때가 담배를 끊어 아쉬움이 드는 거의 유일한 경우다.
사랑하는 벗이여!
자주 찾아봐야 하건만, 사는게 뭔지 일년에 한두번 찾기도 쉽지가 않네.
아마 자네도 그 곳에서 바빠서 친구를 잊고 사는 건 아닌지...
그럼 피징파장이시.......
부디 편히 쉬시게!
**** 화순 물염정과 적벽 동복호- 무등산 풍암정 - 담양 식영정 -담양 송강정****
화순 물염정
물염적벽
동복호와 적벽
백아산으로
동복호와 적벽
무등산 풍암정입구
풍암제
풍암정
며느리밑씻게
분청자기전시실을 그냥 지나쳐 광주호 방향으로
담양가사문학관
그리고 식영정
광주호
안내판의 8번 고직사부터 거꾸로 하나씩 둘러본다
부용당(좌) 서하당(중) 고직사(우)
고직사
장서각
장서각
모시
고직사 뒷편
서하당
서하당에서 바라본 연지와 부용당
연지와 부용당
성산사
꽃무릇 종류
식영정과 성산별곡시비
망월동묘역을 향해 가다가 소나무숲에 자리한 송강정앞을 그냥 못 지나치고 한바퀴 둘러보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벗의 산소에 소주 한잔을 바친다.
망월동 묘역
누가 두고간 술병인지? 처음처럼은 이곳에서는 별로 안마시는 술인데?
사랑하는 벗이여! 편히 쉬시게!
자주 못 와서 항상 미안하다네!
추석전에 시간나면 다시 들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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