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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햇살처럼 가족방/햇살이의 풍경첩

영산강변을 걸으며.../131026

서까래 2013. 10. 26. 09:05
       

       

       

      영산강변을 걸으며..
       
      술마시고 두고온
      차를 가지러
      아침을 걷는다.
       
      공원은 누르락 붉으락
      고운빛으로 채색되고
      상큼한 공기는
      살아 숨쉼의 고마움을
      일깨워준다.
       
      영산강변의 풀들도
      쉴곳을 찾아 길 떠날 채비를 하느라
      갈빛으로 물들어 간다.
       
      강가로 내려서는 불청객의 방문이
      물새들의 아침산책에
      방해가 됐나보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부드러운 바람결이

       귀를 간지른다.
       

       

       

       

       

       

       

       

       

       

       

       

       

       

       

       

       

       

       

       

       

       

       

       

       

       

       

       

       

       

       

       

       

       

       

       

       

       

       

       

       

       

       

       

       

       

      목마와 숙녀 (시; 박인환 / 낭송; 박인희)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등대……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