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햇살처럼 가족방/햇살이의 풍경첩

축령산에서의 만남/목포고26회가족등반대회/131026

서까래 2013. 10. 27. 08:42


당신도 이럴 때 있나요

 

당신도.
아무도 모르는 곳에 있다가
사람들이 애태우며 찾도록 하고 싶을 때가 있나요.

별로 아프지도 않는데도 많이 아픈 척하면서
어리광 피우고 싶을 때가 있나요.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내 살아가는 이야기하고 싶을 때가 있나요.

아침에 출근하지 않고 늦잠을 자고
어두워질 때까지 음악만 듣고 싶을 때가 있나요.

세상을 등지고 산속에 들어가 오두막집 짓고
혼자 살고 싶을 때가 있나요.

 

산에 올라가 참고 참던 말들
실컷 내지르고 싶을 때가 있나요.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흔들리며 살고 싶을 때가 있나요.

아무도 걷지 않은 하얀 눈밭을
요란한 발자국으로 어지럽히고 싶을 때가 있나요

-좋은글 중에서-

 

그럴 땐 오랜 벗들을 만날 일이다.

전날 사랑하는 벗과 정말 적당히 마셨다.

그리고 콧노래 흥얼거리며 영산강변을 따라

빙 돌아서 두어시간 걸어 집으로 와서

아내도 없는 나만의 침대에 풀잎처럼 누웠다. 

 

아침에 눈을 뜨니 일곱시가 되어간다.

차를  얌전하게 세워놨으면

내일 가지러 가도 될텐데

 

대로변에 대충 세워뒀으니  오래 방치할 수가 없다.

덕분에 아침산책길에 나선다.

대상공원도 가로수도 붉게 물들어 간다.

참, 아름다운 계절이다.

하지만 파릇파릇한 봄날이 그리워지는 건 무슨 조화일까?

대상공원을 지나 영산강변으로 접어든다.

풀빛도 물빛도 모두 가을을 닮았다.

없는 시심이 돋아나 잠시 사이비 시인이 되어본다.

 

아침부터 존나 바쁘다.

설겆이를하고 아들을 위해 오뎅에 두부를 넣고 마늘을 까서

다져 넣고 국을 끓인다.

그리고 나도 한 그릇 들이키니 속이 풀리는 느낌이다.

 

대충 씻고 배낭을 챙겨메고 쌍암공원을 향해 걷는다.

십여명의 반가운 벗들을 만나 축령산으로 향한다.

 

잠시 후 목포에서 삼십여명의 벗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하고 오랜 벗들의 얼굴들이 나타난다.

 

서울친구들은 늦는다 하니 소주 댓병씩을 배낭에 나누어 담고

뒤쳐져서 산길로 접어든다.

나중에 프레카드를 보니 가족등반대회라 쓰여있던데,

등반은 무신 얼어죽을 등반대회여?

산책로 잠깐 거닐다 길가에 좌판을 펴고 앉아

맑은 음료와 족발로 주린배를 채우고 영혼을 소독한다.

 

다섯이  앉아 술도 못마시는 빙신(?)은 빼고

넷이서 쇠주 댓병을 비우니 올라갔던 벗들이 내려온다.

자리를 파하고 헤매가며 식당으로 향한다.

서울에서 온 친구들은 산으로 바람쐬러 갔다지.

 

그래, 부어라!

마시자!

.

.

.

.

.

 

무슨 말이 필요하랴?

즐거웠던 순간들은 대충찍은 사진이 보여줄텐데........

멋있는 자슥 성길이가

지가 무신 스타라고 마이크를 잡는다.

글고 즈그 각시는 머시 그러케 조타고 연신 싱글벙글이다.

그려 마니 따랑하고 재밋게 잘 살아라!

 

모처럼 만난 벗들과의 순간 순간이 소중하기에

잘찍혔건 못 찍혔건 오늘 찍힌 사진 있는 그대로 올려본다.

근데 내가 봐도 술취해 찍은 사진이 가관이다.

 

그렇게 흥겨운 시간이 지나고

광주친구들이 첨단에서 다시 뭉쳤다.

그리고 알콜도수를 낮추기 위해 맥주로 희석시킨다.

술도 못마시는 벗이 사주는 술이 참으로 맛있어

저녁을 대신해 뱃속을 가득 채우니,

오늘 나 배석인이 세상에 부러울게 없도다.

하하하하하하!!!!

껄껄껄!!!!!!

 

산다는게 별건가?

그래 그렇게 살다 가는게지,

 

항상 친구들 챙기느라 고생 많은 총무, 재무 너무 고맙고,

사실은 항상 미안한 마음은 안고 산다네.

가능하면 자주 얼굴 내비칠테니 너무 욕하지 마시게나.

우리 장회장도 수고 많았고.........

모두 너무 반갑고 하룻동안 행복했었네

 

숙취가 덜 가신 새벽에 잠을 깨어

컴퓨터를 켜는데 들려오는 굉음

.

.

"카톡"

열어보니

"사랑하는 서방님!

마누라 인천공항 도착했습니다"

 

"이쁜 것아! 빨랑 내려오니라!

존나 보고싶다!"

헤헤헤.................

그렇게 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