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가슴은 뛰누나
나 어려서 그러하였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거늘
나 늙어서도 그러할 지어다
아니면 나의 목숨 거둬 가소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원하노니 내 생애의 하루 하루가
천생의 경건한 마음으로 이어질진저...
***무지개를 바라보면/윌리엄 워즈워드***
오랜 벗들과의 모처럼의 만남을 기다리며
내 가슴은 콩닥거렸나니,
그리고 반가운 그대들의 얼굴을 마주하며
심장은 더 빠르게 요동쳤다네!
태안반도를 마주하고 있는 화성 궁평항에서
대학생활을 함께했던 정다운 얼굴들이 만났다.
일곱명의 친구들과 네명의 이쁜이들......
정기모임을 가진지는 오래되었다 해도
남자친구들이야 가끔씩 만나며 살아왔다지만,
시골구석에 쳐 박혀 사는 놈이 어찌 수도권에 사는
귀부인들을 뵐 기회가 있었겠는가?
졸업 후 28년 만에 처음 보는 반가운 얼굴들.....
하지만 오랜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 정겹고,
아니 어쩌면 28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형! 형!
하면서 지냈던 앳된 소녀들은 중년의 품위있는 귀부인으로 변했다지만,
그건 너희들의 생각일 뿐,
내 눈엔 너희가 여전히 귀여운 양들이었느니......
이쁜 것들.......
궁평항의 딸 부자집에서의 만찬으로 얼굴을 붉게 물들이다가
해넘이도 하며 저녁노을과 내 얼굴 중
누가 더 빨간지 비교해보려 방파제를 찾았건만
야속한 해는 말도 없이 바닷속 깊이 빨려 들어간 후였다.
어둠이 깔리는 서해의 아름다운 경관에 잠시 정신을 빼앗겼지만,
예쁜 아우들과 팔장을 끼고 거닐다
그녀들의 향기에 취해 정신 줄을 놓을 뻔 했다네.
거짓말 아니고, 진짜로..........ㅋ
그리고 육신의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다시 자리 잡고 마주 앉아
부으면 마시고,
마시고 나면 또 부어주었다네.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흥겨운 시간이 지나고
숙소로 자리를 옮겨 열한명이 방만 따로 동거에 들어가 둥지를 틀었지.
그리고 밤 늦도록 노니다가 다른 친구들은 해골을 눕히고 누웠건만,
하룻밤 밖에 함께 할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려고
쉽게 잠들 수가 없었던 멍충한 두 사람....
그대와 나하고 둘이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벗들보다도 더 오랜 벗처럼 살아온 소주잔을 사이에 두고 밤을 새울 뻔 했다네.
그리고 눈을 뜨니 동창 뿐만 아니라 세상천지가 밝았다.
양치질만 하고 세수도 안한 꾀죄죄한 몰골을 하고 해변을 한 바퀴 둘러본다.
해변에 자리하고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숲이 너무도 아름다운 해변이다.
노가리계의 황제 김모씨 곁에는 여학생들이 달라붙어
빠지려는 배꼽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렇게 아름다운 해변을 한 바퀴 둘러보고
차에 올라 제부도로 향한다.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친구의 외침을 무시하고
지 맘대로 끌고 다닐 수 있는 건 추진위원장의 권리,
꺼러우면 그 자리에 앉으시라!
기꺼이 밀어드릴께!!!!
아사 직전의 친구를 끌고 제부도를 한바퀴 둘러본 다음에야 식당으로 향한다.
딱 점심시간,
시원한 우리밀 바지락국수로 남아있는 소주기운을 씻어내고
누런 조껍데기 탁주로 내장을 씻어내고
굴정식으로 허기를 채우고 나니
이제 갈길이 다르구나.
어제 밤에 떠난 친구,
새벽을 밝히며 광주로 향한 친구도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아쉬운 포옹을 나누고 바이바이!!!
차 한 대에 넷이서 어제 남겨두었던 아쉬움을 채우고자
다시 궁평항으로 향한다.
같잖은 것이 그것만 둘이라고 헀던가?
싱싱한 간재미회 무침에 소주 두어병을 마시며 남은 정담을 나누고,
아직은 여력이 남아있건만,
음료수를 마시며 한시라도 빨리 낭군 곁으로 가고파
눈빛이 애처로운 사슴 같은 그녀와
우리의 최후의 보루 김기사아저씨 땜시
맥주 두병을 챙겨들고 차 카페에 몸을 싣는다.
그리고 마지막 한잔까지 비우고
후배들을 만나러 나서는 벗을 보내고
강남터미널로 향했다.
모두들 너무 고마웠고
자네들의 베품이 정임을 내 어이 모르겠는가?
암튼 고맙고 자네들의 그놈의 정 잊지 않음세!!
근디 벌써 보고 싶어서 어쩐다냐????
이 일을 우야꼬????
사랑하는 벗들이여!
비록 우리 나이 적지 않으나,
우리끼리 만나면 그냥 철없이 살자!
철없는 친구들아!!!
우리끼리라도 철딱서니없이 그렇게 살아보자.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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