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무등에 오른다.
초가을 단풍이 물들 무렵 무등을 찾았다가 ,
단풍이 절정을 이루면 다시 찾으리라 생각했건만
미처 짬을 못 내고 한 계절이 지나고 두 달이 훌쩍 지나버렸다.
새벽같이 일어나 어둠을 뚫고 무등산장으로 향한다.
원효사에 주차를 하고 아내의 요청에 따라
동화사터 방향의 빠른 길로 무등에 오르는데,
무등이 투정을 한다.
넌 모처럼 오면서 화장발 예쁘게 받을 때 오지,
화장을 고치려고 민낯을 하고 있을 때 오느냐며 심통을 부린다.
안 그래도 엊그제 병풍에 갔더니 화장발 받아서 아주 멋지더라고 했더니
“ 나도 그때는 엄청 멋 있었거등” 하면서 역정을 낸다.
“내가 어찌 자네의 어여쁜 자태를 모르겠는가?”
“김태희가 몸빼바지를 입는다고 김영자가 되는 건 아니잖아!
지금 네 모습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추켜세우며 겨우 무등을 달래고
동화사터를 거쳐 중봉을 향하며 바라본 정상부가 어째 좀 밋밋해 보인다.
서석대 주변은 그래도 상고대가 남아 있으리라 여겼건만,
아마도 푸근한 날씨가 화장을 모두 지웠나 보다.
창원에서 온 산객들도 겨울산 무등의 환상적인 모습을 그리며 왔으련만
상당히 아쉬워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정상부에는 아무 때나 오를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더니 적잖이 실망스러워 한다.
서석대와 입석대를 지나 장불재를 거쳐 다시 중봉, 동화사터를 거쳐
토끼등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덕산너덜길로 접어든다.
중머리재를 거쳐가면 좋으련만 산행코스는 마님의 명을 따라야 한다.
그렇게 바람재를 지나고 늦재를 지나 원효사로 회귀해 귀가를 서두른다.
오늘도 굼벵이 마님이 어찌나 늑장을 부렸는지,
너댓 시간이면 다녀 울 수 있는 거리를 장장 몇 시간을 소모했는지.....
일곱시에 집을 나와 네시가 넘어 도착했으니 아마도 여덟시간은 족히 걸렸나 보다.
하지만 마나님 덕분에 오래도록 무등과 함께 하며 행복했느니......
산행코스 : 원효사-늦재삼거리- 늦재-동화사터-중봉-서석대-입석대-장불재-
중봉-동화사터- 토끼등방향 하산-덕산너덜길-바람재-늦재-늦재삼거리-원효사
동이 트는 무등산에 瑞氣가 어린다.
늦재삼거리 쉼터
동화사터 쉼터
무등산 정상부
굽이굽이 이어진 산들이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중봉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이는 구상나무
메리크리스마스!
서석대
서석대 정상에서 바라본 무등산 정상부 3봉
안양산
입석대 상부
입석대
입석대 전경
장불재
장불재
화장실 셀카 ㅋㅋ
장불재에서 바라본 서석대와 입석대
중봉
동화사터
동화사 샘터
덕산너덜
덕산너덜길(중터리길)
바람재
늦재삼거리
원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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