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전체 글 4806

인생은 긴 여행과도 같습니다./안병욱/250314

인생은 긴 여행과도 같습니다.   생명이 탄생하여 죽음으로 끝이 나는약 7-80년의 유한한 여행,그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나의 영원한 집이 아닙니다.얼마동안 머무르다가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한때의 여인숙입니다.  내가 쓰고 있는 이 육체의 장막은나의 영원한 몸이 아닙니다. 얼마 후에는... 벗어 놓아야 할 일시의 육의 옷이요죽으면... 썩어버리는 물질의 그릇에 불과 합니다.  우리는 지상의 나그네라는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죽음 앞에는 그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죽음에서 도피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순례의 길에 어떤 이는 고독한 여행을 하고,어떤 이는 행복한 여행을 하고, 어떤 이는 괴로운 여행을 하는가하면 어떤 이는 즐거운 여행을 하기도 합니다. 산다는 것은 길을 가는..

삶의 예찬/250313

삶의 예찬  봄은 처녀, 여름은 어머니가을은 미망인, 겨울은 계모일년 사계절을 여인에 비유한 폴란드의 격언(格言)입니다."봄"은 처녀처럼 부드럽고,"여름"은 어머니처럼 풍성하고,"가을"은 미망인처럼 쓸쓸하며,"겨울은" 계모처럼 차갑다.   봄 처녀가 불룩한 생명의 젖가슴을 갖고부드러운 "희열"의 미소를지으면서 우리의 문을 두드린다."봄은 세 가지의 덕(德)"을 지닌다.   첫째는 "생명"이요. 둘째는 "희망"이며,셋째는 "환희다.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땅에 씨앗을 뿌리면 푸른 새싹이 나고, 나뭇가지마다 신생의 잎이 돋고 아름다운 꽃이 핀다.   "봄의 여신은 생명의 여신"이다.세상에 생명이 자라는 것처럼아름답고 신비롭고 놀라운 일은 없다.밀레와 고호는 “씨 뿌리는 젊은이"를 그렸다.   네 마음의 밭..

호마이카상 / 김태정/250311

호마이카상 / 김태정   이젠 너를 갈아치울 때가 되었나보다네가 낡아서가 아니야이십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해온네가 이젠 무서워졌다무서워졌다 나의 무표정함까지도 거뜬히읽어낼 줄 아는 네가,반질반질 닳아버린 모퉁이 만큼 노련해진 네가너를 펼쳐놓은 순간부터시를 쓸지 책을 읽을지아니면 밥을 차려 먹을지내 행동을 점칠 줄 아는 네가 무서워졌다네 앞에서 시를 쓴다는 것이네 앞에선 거짓말을 못한다는 것이 무서워졌다이십년 전이나 이십년 후나변함없이 궁핍한 끼니를 네게 보여야 한다는 것이불편해졌다책상도 되고 밥상도 되는 네 앞에서시도 되지 못하고 밥도 되지 못하는나의 현재가 문득 초라해졌다시가 밥을 속이는지밥이 시를 속이는지죽도 밥도 아닌 세월이 문득 쓸쓸해졌다이 초라함이,이 쓸쓸함이 무서워졌다네 앞에서 발바닥이 되어버..

형제(兄弟)의 절명시(絶命詩) /김인호/250308

형제(兄弟)의 절명시(絶命詩)   새와 짐승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니무궁화 나라는 이미 사라졌구나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옛일 돌이켜보니문자나 안다는 사람 인간되기 어렵구나   -매천 황현 절명시 4수 중에서   1910년 8월 한일합방 소식에 지리산자락 구례에 살던 한 선비가 절명시4수를 남기고 자결하였다는 소식은 전국에 퍼졌다선비들은 매천 황현의 절명시를 베껴 외었다.   그렇게 매천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매천의 아우 석전 황원의 절명시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석전 황원은 매천의 15살 아래 동생으로 1910년 9월 10일 매천이 순절한이후 형의 순절을 세상에 알리고 그의 정신을 계승하는데 전 생애를 바쳤다   형 매천처럼 행동에 거리낌이 없었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굽히는 법이 없이 당당하..

인생은 한권의 책과 같다/250307

인생은 한권의 책과 같다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매일 매일 "나의 일생" 이라는책을 한 페이지씩 써나가는 것이다.   일생에 걸쳐 지속되는그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어떤 사람은 아름답게또 어떤 사람은 추하게 써내려간다.   희망의 노래가 흐릴 때도 있고절망의 노래를 읊조릴 때도 있다충실하게 써내려가다가도 너무나많은 시간이 무성해 지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모두 모여나의 일생이라는 한권의 책을 이룬다한번 쓰여 진 인생의 책은 세상의 책과는달라 지우거나 폐기할 수가 없다.   또한 인생의 책은 남이 대신 써줄 수가 없다나의 책임, 나의 판단, 나의 노력으로내가 써나가야 한다 모든 것을나 혼자 외롭게 써나가야 하는 것이인생의 책이다.   오늘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모여나의 일생이라는 한권의 책이완성되는..

이대로 사는 재미/김복수/250306

이대로 사는 재미   눈 비비면 나는 소 밥 주러 가고할멈은 식구 아침 챙긴다삼십 년 한결 같다변한 게 있다면 철 따라 시간만 다를 뿐겨울에는 새벽 6시에 아침을 열고여름에는 5시에 아침을 연다때로는 흘러가는 강물처럼 생활을 바꾸는 패턴을 가져 보라고지인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나 저 산 기슭에 나무들을 보아라한자리 뿌리 내리면 평생을 보낸다그렇다고 어찌 즐거움이 없겠느냐눈비 내리면 눈비 맞고큰바람 불면 부는 대로 작은 바람 불면 부는 대로같이 춤추고 노래 부른다어느 날은 이름 모를 산새가 찾아오고꾀꼬리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고 산비둘기 보금자리 만들어 살고 있지 않느냐   나도 그렇다소 막사에 가면 어제 보이지 않던 새 식구가 태어나 있고강추위 속 고드름 수염에 하얀 서리 눈썹을 달고도누구를 원망하..

봄은 기쁨이고 나눔입니다./250305

봄은 기쁨이고 나눔입니다.   봄이 되면 오므렸던공간들이 서서히 펼쳐진다.꽁꽁 오므려 진해질 대로 진해진 색깔이넓어진 공간으로 퍼지며 연해진다.   추위에 새빨갛던 볼이 엷어져 분홍이 되고,시커멓게 딱딱하기만 한 담벼락이푸석거리며 숨 가루를 올린다.   봄의 색은 연해짐이다.퍼짐이다.나만이 옹 차게 가지고 있던 것을펼쳐 나누는 기쁨이다.   따뜻함은 나를 펼치게 하고나의 색을 골고루 퍼져 연하게 만든다.진하디 진하게 뭉쳐있던 색들이연하게 퍼지면서 부드러워진다.부드러움은 나눔이다.   봄은 나누어도 채울 수 있는온도가 충만한 공간이다.나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은희망 없이는 나눌 수 없다.봄은 나눌 수 있는 여유이다.   봄에도 성장하고 나누지 않고 웅크리고나만의, 것을, 가지려 하지만그렇게 살면 죽은 것이다..

3월/나태주/250304

3월   어차피 어차피3월은 오는구나오고야 마는구나2월을 이기고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돌아와 우리 앞에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조르는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지껄이라 그러는구나아, 젊은 아이들은다시 한번 새옷을 갈아입고새 가방을 들고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스쳐가겠지그러나 3월에도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 나태주   오란다고 오고기다린다고 올 봄도 아니고그저 흐르는 세월 따라 새봄이 찾아왔습니다.때늦은 추위와 춘삼월의 꽃샘추위로아직 봄기운을 느끼기엔 조금 이른 듯합니다.예년 같으면 지금쯤 매화꽃도 피어나 향기를 풍기련만 아직 꽃 줄을 공구고 있습니다.   세월 따라 봄이 오..

그렇게 2월은 간다/홍수희/250228

그렇게 2월은 간다   외로움을 아는 사람은2월을 안다   떨쳐버려야 할 그리움을 끝내 붙잡고미적미적 서성대던 사람은2월을 안다   어느 날 정작 돌아다보니자리 없이 떠돌던 기억의 응어리들,시절을 놓친 미련이었네   필요한 것은 추억의 가지치기,떠날 것은 스스로 떠나게 하고오는 것은 조용한 기쁨으로 맞이하여라   계절은가고 또 오는 것사랑은 구속이 아니었네   2월은흐르는 물살 위에 가로 놓여진조촐한 징검다리였을 뿐   다만 소리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이여,그렇게 2월은 간다.   - 홍수희   2월을 보내는 마지막 날입니다.짧은 생을 마감하고 떠나가는 2월이 서러움의 빗방울을 뿌립니다.2월과 함께 겨울이 가고 봄이 시작됩니다. 이번 비가 내리고 나면 따사로운 봄을 재촉하리라 기대했건만다시 추위를 몰고 ..

봄은/유지나/250227

봄은겨울이라는험한 다리를 건너야 온다   삶이지금 힘들다는 것은인생의 봄날로 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 험한 다리를 건너고 나면꽃피는 봄날이 오게 될것이다   조금만 힘을내라곧 도착하게 될테니..   조금만 용기를 내라기쁜날이 오고있으니..   글/유지나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던 2월도 끝자락을 향해가고,날씨도 제법 풀려서 따스한 봄기운이 묻어납니다.날씨가 풀린다싶으니 달갑지 않은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긴 합니다만,봄을 맞이하는 통과의례처럼 매년 되풀이되는 현상을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늦은 한파 때문인지 아직 나뭇가지의 변화는 감지하기 어렵지만,양지바른 땅위에는 봄의 전령 봄까치꽃이 앙징맞게 피어나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립니다.   아마도 주말에 내리는 봄비는 춘삼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