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의 휴일인가?
달포를 지나 거의 두달여만에 맛보는 휴일이다.
모처럼의 휴일이건만 아내는 딸내미들 만나러 어제 상경하고 아들하고 둘만 덩그라니 남았다.
오늘은 집에서 푹 쉬어야 하나 산에를 올라야하나 잠시 생각에 잠긴다.
아들놈 밥을 챙겨 학원에 보내고 나니 마음이 바빠진다.
그래 오랜 벗을 만나 함께 하는게 휴식이고 보약이지 집에 있어 본들 피로만 쌓일 뿐이다.
잽싸게 설겆이를 하고 쌀을 씻어 밥을 예약해 놓고, 커피를 끓여 11시경 집을 나선다.
점심이야 김밥 몇줄에 막걸리 두어병이면 족할 것이다.
금년초 무등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지난번 눈이 내렸을때 멀리서 바라만 보아도 무등의 풍경은 가히 압권이었다.
그러한 무등의 모습을 가까이서 얼마나 보고 싶었던가.
그러나 애석하게도 지금은 아마도 무등이 화장을 고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화장을 고치지 않아도, 옷을 갈아 입지 않아도 항상 아름답고 넉넉한 무등이지만.....
일단 신년의 산행은 무등에서 시작하기로 하고,
새로 눈이 오는 날 다시 오르리라 다짐해 본다.
그래 오늘은 벗이 승차했으니 늧었지만 축하하는 의미에서 기본코스로
서석과 입석이를 만나고 내려오리라.
차를 몰고 무등을 향해 달려가는데 삐리리 아내에게서 전화가 온다.
"나 무등산 가고 있어"
"오늘은 사무실 안가?
살다보니 그런날도 있네! 잘 다녀와"
"아라쓰"
무등산장 원효사 근처에 주차를 하고 원효사를 지나 늧재삼거리로 향한다.
미끄러운 눈길을 걸으며 아이젠을 챙겨오길 잘했다며 늧재삼거리에서 아이젠을 차는데
아이젠이 줄어들었는지 채워지지 않는다.
이런 된장!
아무리 올 겨울들어 처음하는 산행이라지만 아내의 아이젠을 가져오다니...........
늧재에서 너덜길로 가는 길이 미끄러워 오늘은 고생깨나 하겠구나 했는데
이후 구간은 그다지 미끄럽지 않아 참으로 다행스러웠다.
그 또한 오랜만에 찾아온 벗에 대한 무등의 배려였을 것이다.
걷고 싶었던 너덜길에서 너덜을 타고 위로 올라가 차가운 돌위에 앉아
차가운 김밥에 차가운 막걸리로 목을 축이니 몸에 한기가 든다.
너덜길을 지나 동화사터를 향해 오르는 길이 몹시 힘겹다.
육신이 많이 지쳐있으니 어쩌겠는가?
중봉에 오르니 중머리재 방향으로 내려가는 산객들이 많다.
아마도 증심사로 내려가는 사람들이리라.
간단히 입석대, 서석대까지만 오르고 지름길로 내려가려 했건만
이왕 왔으니 중머리재까지 거쳐가기로 하고 장불재를 거쳐 입석대를 먼저 오른 후
서석대에 이르니 서석대 정상부에는 아직도 눈꽃이 남아있다.
서석대에서 내려가는 길은 눈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차가운 기온 탓인지
다져지지 않고 푹신푹신한 상태로 있어 미끄럽지 않아 다행스러웠다.
서석대 아래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내려 오는데 이제 산객들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중머리재를 거쳐 토끼등에 이르니 어둠이 깔리는데, 이 시각에 홀로 산을 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람재를 지나니 어둠이 깔려 카메라의 셔터가 눌러지지 않는다.
늧재삼거리에 이르니 가로등이 반겨주고 산장의 식당가에는 불빛이 곱다.
산장에 이르니 시각이 일곱시가 넘었다.
별로 많이 걷지도 않았는데 오랜만의 산행에 다리가 무겁다.
소주 몇잔에 저녁을 먹고는 아들이 스프를 끓여 주라기에 조금만 기다리라 했는데,
눈을 뜨니 배철수가 진행하는7080노래 프로에서 도인같은 가수 김도향이 "벽오동 심은 뜻은....."을 열창하고 있다.
아마도 꽤나 피곤했었나 보다
정신을 가다듬고 산행후기를 올린다.
**산행코스** 무등산원효사-늧재삼거리-늧재-중터리길(덕산너덜길)-동화사터-중봉-장불재-입석대
-서석대-중봉-용추봉-중머리재-백운암터-봉황대-토끼등-바람재-늧재-늧재삼거리-무등산장
-무등산장입구
-원효사입구의 찻집의 연기가 따사롭게 느껴진다
- 늧재삼거리
- 덕산너덜길
- 너덜바위에 앉아 주변 정경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한다
- 토끼등에서 너덜겅끝을 따라 동화사터 오르는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 동화사터(샘터)
-동화사터 쉼터
-중봉
-무등산 정상부(왼쪽부터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이 있고 오른쪽 봉 아래 서석대가 있다)
- 장불재
-장불재
- 서석대
-입석대
-서석대 정상부
-무등산 정상부
-서석대
- 무등산에 서광이 깃든다
-용추봉
-중머리재
-백운암터
-봉황대에 벽오동이 있었던가? 못 본것 같은데....
기회가 되면 벽오동을 심어 봉황이 깃들게 하리라!
- 토끼등
-바람재
-덕산정
-늧재삼거리
-무등산장
벽오동나무와 열매 -모셔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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