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위하여 /천상병 겨울만 되면 나는 언제나 봄을 기다리며 산다. 입춘도 지났으니 이젠 봄기운이 회사하다. 영국의 시인 바이론도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고'했는데 내가 어찌 이 말을 잊으랴? 봄이 오면 생기가 돋아나고 기운이 찬다. 봄이여 빨리 오라. ................ 밤새 비가 내렸다. 봄비인지 겨울비인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계절로 보면 겨울비일 것 같은데, 요즘 날씨로 보면 봄비가 맞을 것도 같다. 새벽기온도 제법 포근해서 봄이 오나보다 싶었다. 그런데 웬걸 출근길에 무심히 바라본 병풍산 자락이 하얗다. 눈을 돌려 무등을 바라보니 무등산 정상 역시 하얀빛이다.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다. 아직은 봄비는 아니구나. 봄비라면 비와 눈이 함께 오지는 않을 거야. 물론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