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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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에 우산을 쓰고도/230718

장마철에 우산을 쓰고도 신발이 모두 젖어버리면 어느 순간 더 이상의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면 세차게 내리는 비를 피하기보다 온몸으로 맞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더 이상 잃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용기가 난다 내리는 비를 감당할 수 없다면 피하려 하지 말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빗속을 걸어보라 내리는 비를 피하느라 애쓰던 마음 때문에 미쳐 생각할 수 없었던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나로서 충분히 괜찮은 사람 중에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아무리 지리한 장마도 언젠가는 그칠 것이다. 누구나 그걸 안다. 허나 폭우로 인한 피해가 너무나 크다. 자연의 위력에 의한 자연재해도 있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발생한 인재도 있다. 하지만 그 근본..

가을이 오기도 전에/skxown/230715

가을이 오기도 전에 가을이 오기도 전에 가을을 맞고 싶다 여름이 가기도 전에 가을을 노래하고 싶다 ​ 지루한 장마와 땡볕을 견딘 자만이 잘 익은 가을을 맞이하게 되는것 ​ 이 나라에도 가을이 분명 오고 있다는 사실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운 전설인가 ​ 마알갛게 비인 한 개의 유리잔같이 가슴을 비우고 알전등에 이마를 데우고 싶다 ​ 당신 하나만을 생각하며 동그마니 앉아 있는 한낮이고 싶다 ​ 소맷부리 치운 아침 식어가는 당신의 손길을 못내 아쉬워 우는 바람이고 싶다 - 나태주 수도권을 비롯해서 중부지방 일원의 폭우가 심각한가 봅니다. 지금까지 내린 비로도 피해가 극심한데 앞으로도 많은 비가 내린다니 얼마만한 생채기를 남기고 갈지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어차피 온전히 피해갈 수는 없는 자연현상이라..

인생찬가/롱펠로우/230711

인생찬가 우리가 가야 할 곳, 혹은 가는 길은 향락도 아니고 슬픔도 아니며 내일이 오늘보다 낫도록 행동하는 바로 그것이 인생이라. 아무리 아름다울지라도 미래는 믿지 말라. 죽은 과거는 죽은 채 묻어 두라. 행동하라 살아있는 현재에 행동하라. 속에는 마음이 있고 위에는 신이 있다. 위인들의 모든 생애는 가르치나니 우리도 장엄하게 살 수 있고 떠날 제엔 시간의 모래 위에 우리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음을. 아마 먼 훗날 다른 사람이 장엄한 인생의 바다를 건너가다가 외로이 부서질 때를 만나면 다시금 용기를 얻게 될 발자국을. 그대여, 부지런히 일해나가자. 어떤 운명에도 무릎 꿇지 말고 끊임없이 이루고 바라면서 일하고 기다리기를 힘써 배우자. - 롱펠로우 '인생찬가' 중에서 오늘도 비가 내립니다. 지리한 장마철이..

나를 달래는 시간 /230707

나를 달래는 시간 누가 함께하면 외롭지 않다고 했을까 누군가 곁에 있어도 외롭고 채워지는 공허함만이 마음을 두드리는데 차라리 함께하기보다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내는 게 더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외로움을 달래기보다 나는 달래는 게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몸을 움직이고 책과 영화를 보면 보내는 시간 누구나 다 외롭다면 누군가는 한 번씩 즐거워야 하니까 나를 위한 시간 안에서 나에게 필요한 일을 하자 외로움보다 나를 달래주자 나를 챙겨주자.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중에서 오늘도 비가 내린다. 지루한 장마라고 하지만 하루하루 그리고 한 주일은 너무 짧기만 하다. 장마라고 해봐야 고작 한 달 남짓일 텐데, 그래봐야 짧고도 짧은 한 주일의 다섯 묶음에 불과하다. 생각해보..

비 / 한용운 /230705

비 / 한용운 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 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 비는 해를 가리고 하늘을 가리고, 세상 사람들의 눈을 가립니다. 그러나 비는 번개와 무지개를 가리지 않습니다. 나는 번개가 되어 무지개를 타고, 당신에게 가서 사랑의 팔에 감기고자 합니다. 비오는 날 가만히 가서 당신의 침묵을 가져온대도, 당신의 주인은 알 수가 없습니다. 만일 당신이 비오는 날에 오신다면, 나는 연잎으로 웃옷을 지어서 보내겠습니다. 당신이 비오는 날에 연잎 옷을 입고 오시면, 이 세상에는 알 사람이 없습니다. 당신이 비 가운데로 가만히 오셔서 나의 눈물을 가져가신대도 영원한 비밀이 될 것입니다. 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 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 ........... 영산강물이 탁류가 되어 힘차게 흘러내리는 걸 ..

청포도 /이육사/230704

청포도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던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집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이육사(李陸史). 장마와 함께 6월이 가고, 청포도의 계절 7월이 왔습니다. 벌써 한해의 절반이 훌쩍 지나간 거지요. 비가 내립니다. 오늘 비가 내린다는 예보는 보았으나 아침 일찍부터 비가 내릴 줄은 몰랐습니다. 아침운동을 나서는데 바닥이 젖었기에 “어! 새벽에 비가 내렸었나보네”라며 밖으로 나서 보니, 가는 이슬비가 내리기에 ..

광야(曠野)/이육사/230629

광야(曠野)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 그 많은 물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하루 밤새 내린 비에 영산강의 고수부지에 있던 산책로와 체육시설, 공원 등 모든 시설들이 물에 잠겼었다. 그리고 흘러내리는 흙탕물 위에 둥둥 떠서 더러는 자맥질하듯 구르며 떠내려가던 셀 수도 가늠할 수도 없는 수많..

또 한여름/김종길/230627

또 한여름 /김종길 소나기 멎자 매미소리 젖은 뜰을 다시 적신다. 비 오다 멎고, 매미소리 그쳤다 다시 일고,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가는가. 소나기 소리 매미소리에 아직은 성한 귀 기울이며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보내는가. ......... 장마철이다. 어제, 그제 이틀 동안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 작년에는 호남지역에 마른장마가 이어졌었다. 그래서 올 봄까지도 식수걱정을 하며 지냈지. 올 여름에는 많은 비가 내릴 거라 예보되어 있다. 그저 적당히 많이 내려주면 좋으련만 얼마나 내릴지는 종잡을 수가 없다. 이제 장마도 시작일 뿐이고, 여름도 이제 초입에 들어섰을 뿐이다. 아직 매미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가을을 상징하는 고추잠자리들만이 흐린 하늘을 활공하며 이른 절기를 즐긴다. 기온은 높지 않으나 아침 운동..

산다는 것/박경리/230623

산다는 것 /박경리 체하면 바늘로 손톱 밑 찔러서 피 내고 감기 들면 바쁜 듯이 뜰 안을 왔다 갔다 상처 나면 소독하고 밴드 하나 붙이고 정말 병원에는 가기 싫었다 약도 죽어라고 안 먹었다 인명재천 나를 달래는 데 그보다 생광스런 말이 또 있었을까 팔십이 가까워지고 어느 날부터 아침마다 나는 혈압약을 꼬박꼬박 먹게 되었다 어쩐지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허리를 다쳐서 입원했을 때 발견이 된 고혈압인데 모르고 지냈으면 그럭저럭 세월이 갔을까 눈도 한쪽은 백내장이라 수술했고 다른 한쪽은 치유가 안 된다는 황반 뭐라는 병 초점이 맞지 않아서 곧잘 비틀거린다. 하지만 억울할 것 하나도 없다 남보다 더 살았으니 당연하지 속박과 가난의 세월 그렇게도 많은 눈물 흘렸건만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잔잔해진 눈으로 뒤돌..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230620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어느 여기자가 직장 생활 후 얼마 안 되어 26세에 발목을 다쳐 그만두게 되자 인생이 무너지는 좌절과 낙심을 겪었다. 그러나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펜을 다시 잡고 소설을 쓰기 시작 했다. 생전 처음으로 쓰는 소설이어서 스토리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인내하면서 소설 한권을 쓰는데 무려 10년이 걸렸다. 그 원고를 가지고 3년 동안 이곳저곳 출판사를 다녔지만 풋내기가 쓴 소설을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고 읽어 보려고 하지 않았고 나중에는 원고가 다 헤어져서 너덜너덜 해질 정도 였습니다. 어느 날 어떤 출판사 사장을 만나는데 만날 길이 없어서 출장 가는 시간에 맞추어서 기차를 탈 때 붙잡고서 "사장님, 여행하는 동안 이 원고를 딱 한번만 읽어 주세요.” 사장은 너무 간절하여 어쩔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