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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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230620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어느 여기자가 직장 생활 후 얼마 안 되어 26세에 발목을 다쳐 그만두게 되자 인생이 무너지는 좌절과 낙심을 겪었다. 그러나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펜을 다시 잡고 소설을 쓰기 시작 했다. 생전 처음으로 쓰는 소설이어서 스토리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인내하면서 소설 한권을 쓰는데 무려 10년이 걸렸다. 그 원고를 가지고 3년 동안 이곳저곳 출판사를 다녔지만 풋내기가 쓴 소설을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고 읽어 보려고 하지 않았고 나중에는 원고가 다 헤어져서 너덜너덜 해질 정도 였습니다. 어느 날 어떤 출판사 사장을 만나는데 만날 길이 없어서 출장 가는 시간에 맞추어서 기차를 탈 때 붙잡고서 "사장님, 여행하는 동안 이 원고를 딱 한번만 읽어 주세요.” 사장은 너무 간절하여 어쩔수 없..

잘 지내고 있어요?/목필균/230619

잘 지내고 있어요? 그리움은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묻게 한다. 물음표를 붙이며 안부를 묻는 말 메아리 없는 그리움이다. 사랑은 어둠 속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전하게 한다. 온점을 찍으며 안부를 전하는 말 주소 없는 사랑이다. 안부가 궁금한 것인지 안부를 전하고 싶은지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묻고 싶다가 잘 지내고 있어요. 전하고 싶다. - 목필균 여름이다. 벌써 한낮의 기온이 삼십삼사도를 넘나든다. 어제저녁에는 아내에게 핀잔을 들었다. 아내는 덥다며 안방에서 에어컨을 켜놓고 한숨 붙이고 있고, 나는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저녁을 먹자고 아내를 불러 깨우고 앉아있는데, 안방에서 꽁냥꽁냥하는 소리가 들렸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대체 왜 보일러를 예약으로 눌러놔가지고 더..

삶과 몫 /230617

삶과 몫 새들과 풀들과 나무들은 한 생을 살아 낼 만큼만 크고 하루를 살아 낼 만큼만 먹는다. 그들 틈에서 살아 가는 한 종류 동물은 자연의 법칙대로 살아 가면 굶어 죽는다. 놀고 먹는 자본이라는 것의 욕심을 채워주고 남는 것으로 한 생을 살아내려면 밤잠을 설치며 일을 해야하는 운명이다. 『동경대전. 2: 우리가 하느님이다』중에서 하늘이 맑고도 푸르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아침이다. 오늘을 견디어 내면 내일 살아갈 힘은 내일 나온다고 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가능하다면 하루를 즐기며 살아야겠지만, 때로는 하루를 버티기가 버거울 때도 있다. 하지만 어떠랴. 그것이 우리의 삶이고 인생인 것을... 아내가 없는 아침,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아침산책에 나섰다. 오늘은 모처럼 영산강변..

6월 / 오세영/230616

6월 / 오세영 바람은 꽃향기의 길이고 꽃향기는 그리움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밤꽃이 저렇게 무시로 향기를 쏟는 날,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체취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기 때문입니다 강물은 꽃잎의 길이고 꽃잎은 기다림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개구리가 저렇게 푸른 울음 우는 밤, 나는 들녘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말씀에 그만 정신이 황홀해졌기 때문입니다. 숲은 숲더러 길이라 하고 들은 들더러 길이라는데 눈먼 나는 아아, 어디로 가야 하나요? 녹음도 지치면 타오르는 불길인 것을, 숨 막힐 듯, 숨 막힐 듯 푸른 연기 헤치고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강물은 강물로 흐르는데 바람은 바람으로 흐르는데... .................... 이제 6월도 훌쩍 절반을 넘어갑니다..

하루의 시작을 웃으면서.../230614

하루의 시작을 웃으면서... 아침에 웃음은 건강이 따라오고 점심에 웃음은 화목이 따라오고 저녁의 웃음은 하루를 행복하게 해준답니다. 일상적인 선물이 즐거움을 안겨준다면, 시련이라는 선물은 인격을 닦게 해준다고 합니다. 인생의 시계는 단 한번 멈추지만, 언제 어느 시간에 멈출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입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는데 있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은 홀로 된 섬에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것 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마음으로 환하게 웃으며 하루를 시작하세요~^~^ - 단순하게 산다는 것 중에서 “ 일소일소(一笑一少) 일노일노(一怒一老)”라고 합니다.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한 번 노하면 한번 늙어진다는 어찌 보면 아주 지당하고 당연한 말입니다. 세상..

귀천/230610

귀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천상병 갈사람 가야지. 잊을 건 잊어야지. 어제 두 명의 벗이 먼 길을 떠났다. 최근의 근황으로 볼 때 두 친구 모두 오래 살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사실 어제 카톡 글을 쓰면서 두 친구와 그 가족들을 생각하며 글을 썼었는데, 그렇게 갑작스럽게 두 친구가 같은 날 이승을 등졌다는 게 참으로 슬프고도 당혹스럽다. 어제 오후에 잠시 친구의 빈소에 들렀는데, 또 다른 친구의 부음이 전해져왔다. 그리고 빈소마저도 같은 장소다. 이토록 허망한 게 인생인가보..

행복의 타이밍 /230609

행복의 타이밍 사람들은 내일 행복해지기 위해 오늘의 행복을 보류한다. 한 걸음 더 걸어야 그곳에 행복이 있을 거라 믿으며 쉬지 않고 달리기만 한다. 그러나 오늘 보류한 행복이 더 좋은 내일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지금 아름답지 않으면 내일도 아름다워질 수 없는 거다. 우린 어차피 늙어갈 테니까. 꽃은 피어 있을 때 꽃이고 별은 먼 하늘에 떠 있을 때라야 별이다. 시들고 사라지는 행복도 모두 순간이다. 행복할 수 있는 타이밍을 아는 사람은 소멸의 느낌을 감지하고 행복할 수 있는 시간에 머문다. 지금보다 더 좋은 때는 없다.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사람들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다. - 울지 마, 당신 중에서 새벽에 이슬비가 내렸다. 요즘 비가 잦은 걸 보면 비가 내리는 것도 습관이 되나보다. 또 한주를 마무리하..

세월이 가는 건 /230607

세월이 가는 건 세월이 가는 건 야속하지만 기대할 것도 기다릴 것도 없는 삶만큼 끔찍한 일도 없으니 어딘가에 후회로 가득한 오늘을, 이 계절을 매듭지을 선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끝은 언제나 또 다른 시작과 맞닿아 있었다. 당혹스런 사건과 예상 못한 행복을 가득 껴안은 새로운 아침과 새로운 계절이 눈을 뜨고 있었다. - 세상의 모든 위로 중에서 세월이 가는 건 변하고 있다는 걸 거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사람도 변하고 세상도 변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하지 않던가? 강산도 변하고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자연도 변해가는 데 변하지 않는다면 사람도 아니지. 그래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세월 따라 몸도 늙어 가고 마음도 세월의 흐름 따라 변해 가는 거지. 그래도 변하지 않아야할 건 한번 준..

6월에는 스스로 잊도록 하자 /안톤 슈나크/230606

6월에는 스스로 잊도록 하자 시냇가에 앉아보자 될 수 있으면 너도밤나무 숲 가까이 앉아 보도록 하자 한 쪽 귀로는 여행길 떠나는 시냇물 소리에 귀 기울이고 다른 쪽 귀로는 나무 우듬지의 잎사귀 살랑거리는 소리를 들어보자 그리고는 모든 걸 잊도록 해보자 우리 인간의 어리석음 질투 탐욕 자만심 결국에는 우리 자신마저도 사랑과 죽음조차도 포도주의 첫 한 모금을 마시기 전에 사랑스런 여름 구름 시냇물 숲과 언덕을 돌아보며 우리들의 건강을 축복하며 건배하자 - 안톤 슈나크 오늘은 6월 6일, 현충일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들을 기리고 기념하는 날이다. 누군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가산과 목숨을 모두 바치기도 하고, 누군가는 나라를 팔아먹기도 하며, 또 어떤 누..

여름 초입/박종영 /230603

여름 초입 /박종영 산아래 묵정밭 귀퉁이 단감나무 몇 그루, 올해도 연둣빛 그늘로 찾아 와 나른한 바람을 치근댄다 새잎 가지마다 다닥다닥 숨은 감꽃 오므린 입술꼭지를 콩콩 쪼아대는 방울새 날개 치는 소리 간지럼 타는 듯 비비 꼬는 감나무 밑동에 옹기종기 청아한 바람이 옷섶을 파고들고, 그렇게 초여름은 푸르게 익어 가고, 밭둑 가시덤불 밀어내며 억척스레 뿌리내린 들 찔레, 보드라운 새순 한 개 꺾어 초록 얼굴 살살 벗긴 다음 한입에 깨물으니 오소소 열리는 파란 하늘 어느새, 무성한 여름이 마음속 텅 빈자리 채워주며 서 있구나 ......... 벌써 유월 하고도 초사흘, 세월은 잘도 가는데, 지금이 봄인지 여름인지 알 수가 없다. 늦봄이라면 늦봄이요, 초여름이라면 초여름일 터이니 봄과 여름이 공존하는 언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