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21보낸카톡 258

다시 9월이/210903

다시 9월이 기다리라, 오래 오래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지루하지만 더욱 이제 치유의 계절이 찾아온다 상처받은 짐승들도 제 혀로 상처를 핥아 아픔을 잊게 되리라 가을 과일들은 봉지 안에서 살이 오르고 눈이 밝고 다리 굵은 아이들은 멀리까지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리라 구름 높이,높이 떴다 하늘 한 가슴에 새하얀 궁전이 솟았다 이제 제각기 가야할 길로 가야할시간 -나태주/꽃을 보듯 너를 본다 중에서 이슬같은 찬비가 휘날리는 금요일 아침입니다. 우산없이 집을 나섰는데 우산을 가지러 가기도 어중간해서 그냥 출근하는데, 더러 우산없이 길을 가는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비가 내려서인지 9월이 되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제법 쌀쌀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푸르러만 가던 나무들도 하나 둘씩 갈색빛으로 변해가는 게 보입니다. 시..

풀/210902

풀 풀은 안다. 바람은 지나간다는 것을. 그래, 괜찮다. 잠시 휘청거려도 괜찮다. 뿌리만 흔드리지 않으면 다 괜찮다. 풀은 안다. 비는 멎는다는 것을. 그래, 괜찮다. 비와 눈물이 뒤섞여도 괜찮다. 뿌리만 떠내려가지 않으면 다 괜찮다. 너도 안다. 아픔은 지나간다는 것을. 슬픔은 멎는다는 것을. 정철/한 글자 중에서 날씨가 미쳤다. 나는 오늘 쯤이면 가을장마가 끝나려니 했더니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다음주까지 계속 비소식이다. 항상 그렇듯 일기예보를 다 믿을 수는 없지만 이어지는 비소식이 달갑지 않다. 큰일이다. 아마도 농사짓는 분들은 구름 낀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을 것이다. 들판의 곡식이며 과일들이 따사로운 가을 햇살 받으며 열매를 살찌우고 풍미를 더해야할 시기다. 이렇게 궂은 날이 계속..

가을날/210901

가을날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놓으시고 들판에 바람을 풀어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일들을 익게 하시고 하루 이틀만 더 남국의 햇빛을 허락하시어 그들을 완성해 주시고,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며들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오래 고독하게 살아갈 것이며 잠자지 않고, 책을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에 나뭇잎이 휘날릴 때, 불안스러이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멜 것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세월 참 빠르지요. 벌써 9월이 시작됐나 봅니다. 아직도 장마는 이어지고 있지만 풀숲에서 풀벌레들이 목청 높여 노래하듯 이제는 가을을 이야기하고 가을을 즐기며 가을과 함께 해야할 시기..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210830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나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 따뜻한 차 향기처럼 하루 종일 행복하시기를 어떠한 일이 있든지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하며 사랑스런 웃음으로 태연한 척 넘겨버리기를 한번쯤 하늘을 올려다 보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깊이 느낄 수 있는 많은 여유 있는 하루 되시기를 노래와 시와 좋은글로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 나누는 아름다운 하루가 되시기를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미소로 인사 나누며 미소로 정을 나누며 서로에게 행복을 드리는 좋은 아침을 열어 가시기를 -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중에서 가을은 가을이로되 가을이 아니로다. 조석으로 느껴지는 신선한 공기는 가을임을 일깨워 주는 데 가을장마의 여파로 때때로 후텁지근함이 삼복더위를 능가하고 가을의 상징이라는 높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없으니 어찌..

때로는~~/210828

때로는~~ 열시간의 고민보다 한 시간의 산책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책장을 덮듯 하던 일을 덮고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잠시 잊고 가볍게 산책을 다녀오는 동안 우리가 덮어 두었던 것들은 제 스스로 발효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내려놓는 것도 알아야 언덕 너머의 삶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아름다운 시와 노래 중에서 오늘 같이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초가을의 주말에는 세상만사 모두 내려놓고 은밀하게 속삭여 주는 가을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행복한 휴일 보내시길... 리챠드 크라이더만의 "가을의 속삭임" https://youtu.be/FXN3I8wYnXQ 신계행의 "가을 사랑" https://youtu.be/E7vgjQEQUZw

그대를 여름날에 견주리까 /세익스피어/210827

그대를 여름날에 견주리까 /세익스피어 내 그대를 여름날에 비교해 보련다 너 그보다 더 예쁘고 더 화창하다 모진 바람 5월의 꽃봉오리 떨구고 여름철은 너무나 짧은 것을 어쩌랴 때로는 태양빛이 너무나도 뜨겁고 가끔은 금빛 얼굴에 가려진다 우연이나 자연의 변화를 고운 것은 상하고 아름다운 모든 것도 가시고 말지만 그대 지닌 영원한 여름은 바래지 않고 그대 지닌 아름다움은 가시지 않는다 죽음도 그대 앞에 굴복하고 말지니 불멸의 노래 속에 때와 함께 살리라 인간이 숨 쉬고 눈으로 보는 한 이 노래 살아서 그대에게 생명 주리 - Willim Shakespeare(1564-1616) 매미소리가 잦아든다. 귀청을 찢어놓을 듯 울려대던 매미들의 떼창소리가 합창으로 변하나 했더니 독창으로 바뀌고 그마저 기력이 다해간다. ..

안개 속에서 /헤르만 헤세/210826

안개 속에서 /헤세 안개 속을 헤매면 이상하여라! 숲이며 돌은 저마다 외로움에 잠기고 나무도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다 혼자다. 나의 인생이 아직 밝던 시절엔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건만, 이제는 안개가 내리어 보이는 사람 하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조용히 모든 것에서 사람을 떼어 놓는 그 어둠을 조금도 모르고 사는 사람은 참으로 현명하다 할 수는 없다. 안개 속을 헤매면 이상하여라! 인생이란 고독한 것. 사람들은 서로 모르고 산다. 모두가 혼자다. ........... 이른 아침 영산강변에 안개가 자욱히 끼었길레 오늘 날씨가 포근하려나 했더니. 잠시 밝은 햇살이 내리쬐더군요. 그리곤 낯을 감추길레 하늘을 쳐다보니 흰구름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고 구름들의 틈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하늘빛은 짙..

너를 만난 후 가슴에 해가 솟아난다/210824

너를 만난 후 가슴에 해가 솟아난다 너를 만난 후 별 하나도 품을 수 없었던 비좁았던 나의 마음에 노오란 해가 뜬다 너를 만난 후 못보고 지나치던 내 발밑에 작은 꽃들의 재잘거림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너를 만난 후 밀려드는 맑은 떨림을 서린 가슴에 담아 불어오는 바람결에 가슴을 열어두어 바람의 거울에게 외치게 된다 눈물이 솟는 대로 그리움이 솟는 대로 마음이 솟는 대로 사랑이 솟는 대로 바람아 불어라 세월아 비껴라 너의 향기가 묻어 있는 비오는 숲으로 뛰어가 심장에 먼지가 쌓여 황폐해진 내 영혼에 비를 흠뻑 뿌려주고 맑게 씻어 주리라 너를 만난후 비오는 날이면 아파오던 내 무거운 가슴에 해가 솟아난다 비온 후 무지개처럼 네가 내 가슴에 매일 뜬다 - 김영주/태양을 삼킨 오렌지달 중에서 태풍이 물러가고 어..

비가 내리면/210824

비가 내리면 비가 내리면 비냄새가 좋고 그 비에 젖은 흙냄새가 좋고 비를 품은 바람 냄새가 좋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서 좋다 - 정헌재 태풍이 지나간 자리. 12호 태풍이 지나갔지만 느끼지 못했다. 비는 내리고 있지만 세차게 내리지도 않았다. 뉴스를 보니 태풍이 상륙한 영남지방에는 200미리 넘는 물 폭탄을 맞은 곳이 많단다. 태풍이 지나갔지만 아직도 많은 비가 내릴거라는 데 지역별로 안배해서 골고루 나눠서 뿌려주면 좋겠다. 여섯시인데도 유난히 어둡다. 요즘은 비를 맞으며 아침운동을 하는 날이 많은데 오늘처럼 캄캄한 날은 처음이다. 반바지에 우의점퍼를 걸쳐 입고 모자를 쓰고 집을 나선다. 영산강변에 들어서니 우산을 쓴 산책인들이 서너명 눈에 띄지만 평상시 비오는 날보다는 숫자가 많이 줄었다. 영산강물이 ..

가을향기 기다리는 마음/210823

가을향기 기다리는 마음 그대에게 가을 향기를 드리려 합니다 햇살아래 반짝이는 그리운 얼굴 위로 소슬바람 타고 그대에게 가을 향기를 전하려 합니다 고운 빛깔 작고 소박한 들꽃 향기로 장작불 타는 은은한 향기로 조금은 쓸쓸해지는 가을 빗줄기에 코끝을 자극하는 흙내음으로 그대에게 달려가는 그리움 담은 가을 향기를 전하려 합니다 값비싼 향수는 아니지만 그대에게 전하는 순박한 가을 향기를 보내 드리겠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을 벗삼아 그대가 외롭지 않게 마음 깊은 곳에 나만이 전할 수 있는 가을 향기를 그대는 받아 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대가 그리워 끊임없이 보고파 하며 만들어 낸 가을 향기를 그대 가져 가시지 않으렵니까...? 사랑을 담은 가을 향기를 꼭 받아주세요 -안 세 진, '가을향기' 중에서- 어느덧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