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20 보낸카톡 89

낙엽/구르몽/201106

낙 엽 - (구르몽 ' 프랑스 작가. 1858 - 1915)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 늦가을 인적이 드문 산속 숲길을 걷다보면 의례히 참나무숲길을 지나게 된다. 사그락 사그락~~~ 낙엽들의 속삭임이 그립다. 아직은 빠를 ..

나에게 이야기하기 / 이어령/200924

나에게 이야기하기 / 이어령 너무 잘하려 하지 말라 하네 이미 살고 있음이 이긴 것이므로 너무 슬퍼하지 말라 하네 삶은 슬픔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돌려주므로 너무 고집부리지 말라 하네 사람의 마음과 생각은 늘 변하는 것이므로 너무 욕심 부리지 말라 하네 사람이 살아가는데 그다지 많은 것이 필요치 않으므로 너무 연연해하지 말라 하네 죽을 것 같던 사람이 간 자리에 또 소중한 사람이 오므로 너무 미안해하지 말라 하네 우리 모두는 누구나 실수하는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너무 뒤돌아보지 말라 하네 지나간 날보다 앞으로 살날이 더 의미 있으므로 너무 받으려 하지 말라 하네. 살다보면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기쁘므로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 하네. 천천히 가도 얼마든지 먼저 도착할 수 있으므로 죽도록 온 존재로 사랑하라하..

한 사람/201007

한 사람 이 가을에 보고 싶은 사람이 한 사람쯤은 있어야지요!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한 사람은 있어야지요! 맛있는 케익 한 조각을 맛보면서 지금은 뭐할까 궁금해지는 사람이 한 사람은 있어야지요! 슬픈 영화를 보면서 눈물 흘리며 기대고 싶은 사람이 한 사람은 있어야지요! 기쁜 일 있을 때 알아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한 사람은 있어야지요! 슬플 때 잠시라도 곁에 있음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 사람은 있어야지요! 밤새 잠 못 이루면서 뒤척이는 날 그리워지는 사람이 한 사람은 있어야지요! 눈 내리는 날에 비 오는 날에 보고파지는 사람이 한 사람은 있어야지요! 꽃이 피면 꽃이 피는 대로 꽃이 지면 꽃이 지는 대로 꽃 속에 그려지는 사람이 한 사람은 있어야지요! 살아가면서 어느 순간순간 떠오르..

가을 기도/ 하이네/200916

가을 기도 / 하이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쓸쓸함으로 그려내는 가을이 아닌 아름다움으로 그려내는 한 폭의 수채화이게 하소서. 이 가을이 종일토록 내 마음 눈 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 고이 걸어두는 아름다운 가을이게 하소서. 바람에 살랑이는 코스모스 향기 따라 가을을 실어옴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의 흐느낌 속에서도 이 가을이 내게 쓸쓸함이지 않게 하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가을하늘 뭉게구름 피어오르며 청명한 물길 따라 흐를 때 나 혼자 저 높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봄에 이 가을이 더 이상 외로움을 그려내는 가을이지 않게 하소서. 단풍나무 불 붙어 몸살 나는 그리움으로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도 깊어지는 내 고운님을 향한 나만의 곱고 고운 그리움이게 하소서. ............

가을 시 두수/200904

가을 시 두수 보냅니다. 그냥 가을이 온 것 같아서요~~ 가을의 기도(祈禱)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가을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가을이 왔습니다. 지난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시고. 들에는 더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200825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장시하 추색의 주조음(主調音)처럼 가슴 스며드는 모두가 사랑이더라. 봄 날 멍울 터트리는 목련꽃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여름 밤 후드득 떨어지는 별똥별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겨울 날 곱게 가슴에 쌓이는 눈꽃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물겹도록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그리움이더라. 나를 미워하던 사람도 세월 지나니 사랑으로 남더라. 이제 오해의 돌팔매도 사랑으로 맞을 수 있더라. 이 아름다운 세상에 살 수 있는 것이 행복하기만 하더라. 삶의 길을 걷다가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더라. 사랑의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지난 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사는 게 그렇습니다./200821

사는 게 그렇습니다. 잡고 있는 것이 많으면 손이 아픕니다. 들고 있는 것이 많으면 팔이 아픕니다. 이고 있는 것이 많으면 목이 아픕니다. 지고 있는 것이 많으면 어깨가 아픕니다. 보고 있는 것이 많으면 눈이 아픕니다. 생각하는 것이 많으면 머리가 아픕니다. 품고 있는 것이 많으면 가슴이 아픕니다. 모두 다 내려놓으세요. 전부 다 놓아버리세요 그리고 편안하게 사세요. 우리가 아픈 것이 많은 것은 모두 다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힘이 들 땐 잠시 내려놓고 쉬세요. 그럴 땐 자신에게 칭찬의 한마디를 해주세요. 여기까지 참 잘 왔구나! 고생했네 힘들었지"라고 오늘 하루 나 자신에게 칭찬의 한마디를 보내 보세요. 이만하면 열심히 안 살았나? 그래 참 잘하고 있다." 소소한 한마디가 그 어떤 힘보다 강하게 되어있..

동그란 길로 가다/200814

동그란 길로 가다 누구도 산정에 오래 머물 수는 없다. 누구도 골짜기에 오래 있을 수는 없다. 삶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을 지나 유장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가는 것 절정의 시간은 짧다 최악의 시간도 짧다 천국의 기쁨도 짧다 지옥의 고통도 짧다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인 것을 돌아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을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 그러니 담대하라. 어떤 경우에도 너 자신을 잃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위엄을 잃지 마라 박노해 시인 밤이 지나면 낮이 오듯이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도 있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지겨운 시절입니다. 지긋지긋한 코로나와 장마에 폭염까지... 결국은 모두 지나갈 터이니 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좋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200813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옛말에 수노근선고 인노퇴선쇠 (树老根先枯 人老腿先衰)란 말이 있다. "나무는 뿌리가 먼저 늙고 사람은 다리가 먼저 늙는다"는 뜻이다. 사람이 늙어가면서 대뇌에서 다리로 내려 보내는 명령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고 전달속도도 현저하게 낮아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병 없이 오래 살 수 있는가? 불로장생의 비결은 선단(仙丹)과 선약(仙藥), 산삼이나 웅담, 녹용 같은 값비싼 보약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예로부터 민간에 전해 오는 속담에 다리가 튼튼해야 장수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다리가 튼튼하면 병 없이 오래 살 수 있다. 사람의 다리는 기계의 엔진과 같다. 엔진이 망가지면 자동차가 굴러갈 수 없다. 사람이 늙으면서 가장 걱정해야 하는 것은 머리카락이 희어지는 것도 아니고 피부가 늘어..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200811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고정희(1948∼1991)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목을 길게 뽑고 두 눈을 깊게 뜨고 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저음으로 첼로를 켜며 비장한 밤의 첼로를 켜며 두 팔 가득 넘치는 외로움 너머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라질 때까지 어두운 들과 산굽이 떠돌며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볕을 덮고 누웠고 달력 속에서 뚝, 뚝, 꽃잎 떨어지는 날이면 바람은 너의 숨결을 몰고 와 측백의 어린 가지를 키웠다. 그만큼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