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20 보낸카톡 89

허상/201212

허상 시간은 지나가도 모양이 없고 세월은 흘러가도 흔적이 없구나 계절은 오고 가도 말이 없고 사람은 살다가도 자취가 없구나 있다가 없어지는 것 그것이 세상의 허상이구나 허상을 붙들고 끙끙대며 살아가고 있구나. - 유지나 작가 영산강변 길을 걷는다. 하늘은 푸를 만큼 푸르고 햇살은 따사롭다. 겨울바람이 빰을 훑고 지나가지만 차갑지는 않다. 강변의 억새와 갈대는 바람결 따라 하늘거리고, 물가의 수양버들나무들은 하류방향으로 45도쯤 기울어져서 혹독했던 지난 여름의 폭우 피해를 상기시켜준다. 저 멀리 무등의 자태가 다소 희무꾸리하게 보이는 걸 보니 미세먼지가 조금 끼었나보다. 내일이면 눈이 내리고 다음 주 부터는 본격적인 한파가 밀려 올거라는데, 한파전야의 마지막 온기를 전하려 함인지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

아침에 생각나는 것들/201211

아침에 생각나는 것들 커튼을 두드리는 햇살 한줌 잠 깨우는 새들의 노래 소리 하늘 품은 기지개 잔잔히 가슴으로 파고드는 음악 한 송이 생각나는 사람을 넣는 맛있는 커피한잔 이슬과 함께 걷는 산책 고슬고슬 익어가는 발냄새 또 뭐가 있을까요 어때요 당신이 만날수 있는 소소한 행복인데 놓치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요 사람들은 누구나 시인이고 화가입니다 표현을 못할 뿐이지 좋은 느낌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자 오늘은 특별히 시인의 마음으로 화가처럼 그려볼까요 당신이 만나고 싶은 아침을 그려보고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겁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할지 몰라도 계속하다 보면 어느새 즐기게 될 겁니다 그냥 대충 일어나서 눈곱이나 띠고 하루를 무의미 하게 시작하지 말고 당신의 무한한 감성을 끄집어내서 아침을 느끼고 감동을 느끼며 ..

첫눈이라도 내렸으면 좋겠다./201208

첫눈이라도 내렸으면 좋겠다. 나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뒤돌아보니 걸어온 길 모르듯 갈 길도 알 수가 없다. 붙잡고 싶었던 그리움의 순간들 매달리고 싶었던 욕망의시간도 겨울 문턱에서서 모두가 놓치고 싶지 않은 추억이다. 이제는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걱정하지말자. 아쉬움도 미련도 그리움으로 간직하고 인생이 맞이하는 겨울 앞에 그저 오늘이 있으니 내일을 그렇게 믿고 가자. 어디쯤 왔는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는 인생의길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은 또 오늘처럼 그냥 지나가다 세월이 무심코 나를 데리고 갈 것 이다. 살면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사랑을 다 주고도 더 주지 못해서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 단순하게 산다는 것 중에서 눈이 실종된 겨울. 12월도 중년이..

감사하면 복이 온다/201207

감사하면 복이 온다 감사는 삶의 질을 높인다. 길러주신 부모께 감사하고 스승의 가르침에 감사하며 배우자의 사랑과 친구의 우정에 감사하는 것은 우리의 삶을 한층 더 빛나게 한다. 사실, 감사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오늘 하루 무사히 보낸 것도, 할 일이 있는 것도, 어디 한군데 아픈곳 없이 건강한 것도, 함께할 가족과 친구가 있는 것도 모두 감사할 거리다. 감사하는 마음만 있다면 이 모든 것을 행복으로 누릴 수 있다. 또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우리는 비로소 진실하게 살아가며 열정적으로 남을 돕고 순수하게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다. 감사는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마법의 주문이다. -마음의 속도를 늦춰라 중에서 한주를 열어가는 월요일입니다. 12월 들어 처음으로 맞는 월요일이지만 벌써 초순의 종점을 ..

수선화에게/헤릭/201125

*수선화에게* 슬프구나. 곱디고운 수선화. 그대는 이다지도 속절없이 떠나는구나. 이른 해 아직도 한낮에 이르지 못했거늘. 조금만 더 머물러라. 조금만 더. 속절없는 하루를 줄달음쳐서 저녁 기도 시간이 될때까지라도. 우리 함께 기도하고 그대와 더불어 가려하노니. 우리가 지체할 시간도 그대처럼 짧고 인생의 봄은 짧기만 하다. 순식간에 자라서 이내 시들고 마는구나. 그대처럼, 아니 이 세상의 만물처럼 우리들도 죽어간다. 그대가 사라지듯 멀리 멀리 한여름 소나기같이 아니. 새벽 아침의 이슬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간다. -헤릭 가을 아침 공기는 싸늘하고 구름 한점없는 하늘은 한없이 맑고 푸르다. 공원의 끝자락에 우뚝 서있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아침햇살을 받아 붉게 빛난다. 나목사이로 바라뵈는 붉은 빛과 코발트빛..

사회적 거리두기?/201127

사회적 거리두기? 아무리 옳음을 추구한다 해도 인간관계가 빚어내는 수많은 갈등을 다 해결하지는 못한다. 사람의 마음이 느끼는 '옳음'은 사람 수만큼 존재한다. '진실' 또한 옳고 그름을 가름하는 잣대에 따라 각자 다르게 받아들인다. 노력해도 불가능하다면 이별을 선택하거나 새롭게 출발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자. 당신은 당신, 나는 나, 이렇게 서로의 인생을 존중하고 거리를 두자. - 적당한 거리를 두세요 중에서 이 밤중에 미쳤구만... 어제는 홀로 밤길을 걸었다. 모처럼 벗을 만나 대포를 서너잔씩 마시고 십여리되는 집을 향해 영산강변길을 걸었다. 날씨탓인지 그리 깊지 않은 밤임에도 인적은 끊기고 귀청이 찢어질듯 울어대던 풀벌레소리도 잦아들어 강물이 강석이에게 부딪치며 내는 여울물 소리와 저 멀리서 들려오는 도..

이미 미쳐 있구나./201121

이미 미쳐 있구나. 셰익스피어가 말했다. "Love is merely madness" "사랑은 미친 짓이다." 그럴지도 모른다.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미친 것일지도. 사랑에 빠지면 나타나는 기쁨, 슬픔, 질투는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쩌면 현실에 대한 일탈일 것이다. 아플 걸 알면서도 사랑이란 독버섯을 삼키는 이유는 미쳐버림으로써 세상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고 싶어서가 아닐까. 사랑을 찾는다는 건 지금 삶이 괴로워서거나 이미 사랑의 단맛을 알아버렸거나. -어른은 겁이 많다 중에서 새벽같이 베낭을 챙겨나가는 나를 보며 아내가 내게 말했다. 아니, 멀리있는 것도 아니고 바로 코앞에 있는 무등산을 가면서 뭐하러 이렇게 새벽같이 가? 산에 목숨건 것도 아니고 노인들은 노인들인 갑네. 새벽같이 일어나..

너에게 / 정호승 /201118

너에게 / 정호승 가을비 오는 날 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손을 잡고 가을비 내리는 들길을 걸으며 나는 한 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바람 부는 곳으로 쓰러져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차거운 담벼락에 기대서서 홀로 울던 너의 흰 그림자 낙엽은 썩어서 너에게로 가고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데 너는 지금 어느 곳 어느 사막 위를 걷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사막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나는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 가을비가 내린다. 가을비 따라 겨울로 다가가는 바람의 발자국소리가 들려온다.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일촌광음(一寸光陰: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

낙엽이 전하는 말

낙엽이 전하는 말 노랗고 빨간 나뭇잎들이 이불이 되어 깔린다. 마지막 나뭇잎ㄷ이 찬란한 이유는 추락하기 직전에 선명한 빛깔로 물들기 때문이다. 낙엽은 나에게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할지를 알려준다. 한 시절 화려하게 물들었다, 사뿐히 땅 위로 내려앉는 모습, 그저 경건하다. 김정한 [길 위의 인생 수업] 중에서 상쾌한 아침. 하늘은 구름 한점없이 맑고 푸르다.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집앞 대상공원을 걷는다. 문득 곱게 물든 단풍이 눈에 들어온다. 어쩌면 독야홍홍인지도 모른다. 어느덧 노랗게 물든 은행잎의 절반쯤은 바닥에 떨어져 이불처럼 대지를 덮고 있다. 그래 가을이 가고 있다. 아니다, 아직은 가을의 더 깊숙하고 은밀한 곳으로 들어가고 있을 뿐이다. 이 가을을 어찌할까나? 아름다운 계절엔 아름답게 살아..

가을이 깊어갑니다./201109

가을이 깊어갑니다.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닙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들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김영랑 시인의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라는 시입니다. “오매 단풍 들것네”라고 생각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오매 단풍 지것네”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절로 튀어나오는 계절, 벌써 영락(零落)의 계절 “만추(晩秋)인가 봅니다. 말도 없이 오고가는 게 계절이라지만 봄, 가을은 너무나도 짧기만 합니다. 미인박명(美人薄命)이라더니 가절단명(佳節短命)인가 봅니다. 안타깝고 야속하지만 가는 계절을 어찌하겠습니까? 경황없이 조금만 정신 줄을 놓고 살다보면 훌쩍 한 철이 지나곤 합니다. 그래선지 지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