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 시간은 지나가도 모양이 없고 세월은 흘러가도 흔적이 없구나 계절은 오고 가도 말이 없고 사람은 살다가도 자취가 없구나 있다가 없어지는 것 그것이 세상의 허상이구나 허상을 붙들고 끙끙대며 살아가고 있구나. - 유지나 작가 영산강변 길을 걷는다. 하늘은 푸를 만큼 푸르고 햇살은 따사롭다. 겨울바람이 빰을 훑고 지나가지만 차갑지는 않다. 강변의 억새와 갈대는 바람결 따라 하늘거리고, 물가의 수양버들나무들은 하류방향으로 45도쯤 기울어져서 혹독했던 지난 여름의 폭우 피해를 상기시켜준다. 저 멀리 무등의 자태가 다소 희무꾸리하게 보이는 걸 보니 미세먼지가 조금 끼었나보다. 내일이면 눈이 내리고 다음 주 부터는 본격적인 한파가 밀려 올거라는데, 한파전야의 마지막 온기를 전하려 함인지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