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20 보낸카톡 89

病에게/조지훈/200316

病에게 조지훈(1920~1968) 어딜 가서 까맣게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도내가 오래 시달리던 일손을 떼고 마악 안도의 숨을 돌리려고 할 때면그때 자네는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네. 자네는 언제나 우울한 방문객어두운 음계(音階)를 밟으며 불길한 그림자를 이끌고 오지만자네는 나의 오랜 친구이기에 나는 자네를잊어버리고 있었던 그 동안을 뉘우치게 되네. 자네는 나에게 휴식을 권하고 생의 외경(畏敬)을 가르치네.그러나 자네가 내 귀에 속삭이는 것은 마냥 허무(虛無)나는 지그시 눈을 감고, 자네의그 나직하고 무거운 음성을 듣는 것이 더없이 흐뭇하네. 내 뜨거운 이마를 짚어 주는 자네의 손은 내 손보다 뜨겁네.자네 여윈 이마의 주름살은 내 이마보다도 눈물겨웁네.나는 자네에게서 젊은 날의 초췌한 내 모습을 보고좀더 성실하..

나 여기 앉아 바라보노라/200225

나 여기 앉아 바라보노라 //휘트먼 나는 앉은 채로 세상의 모든 슬픔을 두루 본다.온갖 고난과 치욕을 바라본다. 나는 스스로의 행위가 부끄러워고뇌하는 젊은이들의 가슴에서복받치는 아련한 흐느낌을 듣는다. 나는 어미가 짓눌린 삶 속에서아이들에게 시달려 주저앉고앙상하게 마른 몸으로 죽어 감을 본다. 나는 아내가 지아비에게 학대받는 모습을 본다.나는 젊은 아낙네를 꾀어내는 배신자를 본다. 나는 숨기려 해도 고개를 내미는 시새움과 보람 없는 사랑의 뭉클거림을 느끼며, 그것들의 모습을 땅위에서 본다. 나는 전쟁, 질병, 압제가 멋대로 벌이는 꼴을 본다.순교자와 죄수를 본다. 뱃꾼들이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는 일에 목숨을 걸고나설 차례를 정하려고 주사위를 굴리는 모습을 본다. 나는 오만한 인간이 노동자와 빈민과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