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 / 김소월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 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려거든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 다고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이 젖어서 늘어졌다네.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서 운다. ........ 반가운 비가 내립니다. 오는 비가 반갑긴 하지만, 하필이면 부모님 산소에 가는 날 비가 내립니다. 비가 온들 조금의 불편함이 있을 뿐, 모처럼 내리는 가뭄속의 단비가 고맙습니다. 아마 지하에 계신 부모님들도 비를 반기실겁니다. 평생을 농사를 지으며 사셨으니 오랜 가뭄 후에 내리는 이 비를 어찌 반기지 않으시겠습니까? 이왕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