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된 낡은 목비 강원도 화천의 옛 6·25 전쟁 격전지에 낡은 목비(木碑)가 서 있었습니다. 비바람에 병사의 이름도 지워져 있었고 이끼 낀 썩은 목비였습니다. .....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 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 1960년대 중반 ROTC 육군 소위로 수색 중대 DMZ의 초소장으로 근무하던 한명희는 어느 날 우연히 잡초 우거진 곳에서 녹슨 철모와 십자 나무만 세워진 무명용사의 돌무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자기 또래의 젊은이가 조국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