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23 보낸카톡 179

여민동락(與民同樂). /230921

여민동락(與民同樂). 군주가 백성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즐긴다는 뜻이다. 퇴계가 벼슬을 사양하고 고향에 돌아와 제자 들을 양성한다는 소식이 널리 퍼지자, 일찌기 영의정의 벼슬을 지낸 바 있는 쌍취헌 권철이 퇴계를 만나고자 도산서당을 찾아 갔다. 권철은 그 자신이 영의정의 벼슬까지 지낸 사람인데다가 그는 후일 임진왜란 때 행주산성에서 왜적을 크게 격파한 만고 권율 장군의 아버님이기도 하다. 권율 장군은 선조 때의 명재상이었던 이항복의 장인이기도 했다. 서울서 예안까지는 5백50리의 머나먼 길이다. 영의정까지 지낸 사람이 머나먼 길에 일개 사숙의 훈장을 몸소 찾아온다는 것은, 그 당시의 관습으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권철은 퇴계를 친히 방문하기로 했던 것. 도산서당에 도착 하자 퇴계는..

인생을 사는 법은 두 가지다. /230919

인생을 사는 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아무 기적도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모든 일이 기적인 것처럼 사는 것이다. ​우리는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이루고 싶어 안달하며 무리를 한다. ​ 땅 위를 걷는 것쯤은 당연한 일인 줄 알고 말이다. ​그러나 몸이 불편해서 누워있는 사람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 혼자서 일어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고, 그런 아주 사소한 일이 아닐까? ​ 다만, 그런 소소한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는 대개는 너무 늦은 다음이 되고 만다. ​기적을 이루려고 물 위를 걸을 필요가 없다 공중으로 부양할 필요가 없다. ​ 그냥 걷기만 해도 기적이다. 그냥 숨 쉬는 것도 기적이다. ​오늘 하루 살아있음..

여행/230915

여행 비우기 위해 버리기 위해 먼 길 떠났는데 아무것도 비우지도 아무것도 버리지도 못한 채 또 제자리로 돌아왔다 부질없는 욕망도 죽을 것 같은 아픔도 깊디깊은 슬픔도 그 무엇 하나 버리지 못한 채 바보처럼 제자리로 돌아와 버렸다. - 김정한 가을비가 내립니다. 어제밤부터 끊임 없이 추적추적 가을비답게 내리는데, 가을비치고는 너무 많이 내리는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내일도 모레도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아직은 남국의 햇살이 곡식과 과일을 살찌우고 단맛을 더해야할 시기입니다. 하지만 쓸모없어 보이는 비가 내리는데도 나름 까닭이 있겠지요. 지난 주말은 날씨가 정말로 청명했습니다. 여행하기에 아주 적합한 날씨였죠. 그래서는 아니지만 우연찮은 기회가 있어 한번 가고 싶었던 울릉도 독도여행을 1박3일로 다녀왔습니..

가을에 읽는 시/김용택/230913

가을에 읽는 시 달빛이 하얗게 쏟아지는 가을밤에 달빛을 밟으며 마을 밖으로 걸어 나가보았느냐 세상은 잠이 들고 지푸라기들만 찬 서리에 반짝이는 적막한 들판에 아득히 서보았느냐 달빛 아래 산들은 빚진 아버지처럼 까맣게 앉아 있고 저 멀리 강물이 반짝인다 까만 산 속 집들은 보이지 않고 담뱃불처럼 불빛만 깜박인다 이 세상에 달빛뿐인 가을밤에 모든 걸 다 잃어버린 들판이 가득 흐느껴 달빛으로 제 가슴을 적시는 우리나라 서러운 가을들판을 너는 보았느냐 -김용택 그 때가 옛날인가보다. 한 때는 저녁 밥숟가락을 놓고 나면 신발을 주워 신고 밖으로 나서서 홀로 밤이 이슥하도록 싸돌아다니곤 했었다. 그 때만 해도 영산강변 산책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밤이 되면 개미새끼 한 마리도 구경하기 어려웠지. 사실 어두운 밤길..

가을처럼 아름답고 싶습니다/이채/230912

가을처럼 아름답고 싶습니다 가을에 오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의 등불 하나 켜 두고 싶습니다. 가을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가장 진실한 기도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가을엔 그리움이라 이름하는 것들을 깊은 가슴으로 섬기고 또 섬기며 거룩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싶습니다. 오고 가는 인연의 옷깃이 쓸쓸한 바람으로 불어와 가을이 올 때마다 조금씩 철이 들어가는 세월 꽃으로 만나 낙엽으로 헤어지는 이 가을을 걷노라면 경건한 그 빛깔로 나도 물들고 싶습니다 그대여! 잘 익으면 이렇듯 아름다운 것이 어디 가을뿐이겠습니까 그대와 나의 사랑이 그러하고 그대와 나의 삶이 그러하지 않습니까 - 이채 가을은 꽃으로 만나 낙엽으로 헤어지는 계절이고, 그대와 나의 삶과 사랑도 잘만 익으면 가을처럼 아름답다고 얘기합니다. 진정 그럴..

힘들면 쉬어가요/230908

힘들면 쉬어가요 내 몸이 내 마음이 언제나 건강할 수는 없잖아요 삐걱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잠시 쉬어 가면 될 것을 그냥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모든 게 귀찮아지고 삶의 의욕도 잃게 되어 정신마저 황폐해져 가는 걸 느끼지요 많은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깜짝 놀라서 뒤돌아보지 말고 신호가 오면 쉬어가세요 몸과 마음을 힐링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그냥 좀 쉬세요. 시간과 상황이 안 된다고 하지 말고 내가 건강해야 세상도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글♡조미하 『괜찮은 위로』 중에서 하루 이틀이 다르게 아침기온이 떨어집니다. 도심의 공원과 가로변에 붉디붉은 꽃무릇 꽃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추석이 머지않았다는 것이고 서서히 가을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지요. 조석으로 갑작스럽게 쌀..

생각은 인생의 소금이다/230906

생각은 인생의 소금이다 좋은 음식이라도 소금으로 간을 맞추지 않으면 그 맛을 잃고 만다. 모든 행동도 음식과 같이 간을 맞춰야 한다. 음식을 먹기 전에 간을 먼저 보듯이 행동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생각하라. 생각은 인생의 소금이다. - 에드워드 조지 얼리리트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데카르트가 남긴 유명한 명언입니다. 때로 살다보면 대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 나온다는 말도 있듯이 생각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겠지만 생각 없이 산다는 건 더 큰 문제일 겁니다. 그래서 때로는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좋은 생각이 좋은 하루를 만들고 그러한 하루하루가 모여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을 영위케 한다고 합니다. ..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도종환/230905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 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 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 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 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 도종환 아침바람에 풀잎들이 살랑살랑 춤을 춘다. 아직 무성한 잎새를 자랑하는 가로수들도 하늘거리고, 더러는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 가기도 한다. 가을로 한발자욱 들어섰다. 어제는 무더웠다. 저녁때쯤 제법 많..

9월의 시/문병란/230904

9월의 시 9월이 오면 해변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된다 나무들은 모두 무성한 여름을 벗고 제자리에 돌아와 호올로 선다 누군가 먼 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 저녁, 가로수들은 일렬로 서서 기도를 마친 여인처럼 고개를 떨군다. 울타리에 매달려 전별을 고하던 나팔꽃도 때 묻은 손수건을 흔들고 플라타너스 넓은 잎들은 무성했던 여름 허영의 옷을 벗는다 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 먼 항구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되고 준비되지 않은 마음 눈물에 젖는다. - 문 병란 달도 차면 기운다 했다. 엊그제 슈퍼 블루문이 뜬다고 호들갑을 떨었었는데 오늘 아침 서쪽하늘을 바라보니 크고 둥글었던 슈퍼문은 벌써 반달에 가깝게 기울어 있었다. 가을은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이다. 들판은 황금물결로 넘쳐나고 나무들은 화려한 빛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홍범도 장군의 절규/ 이동순 /230902

홍범도 장군의 절규 / 이동순 그토록 오매불망 나 돌아가리라 했건만 막상 와본 한국은 내가 그리던 조국이 아니었네 그래도 마음 붙이고 내 고향 땅이라 여겼건만 날마다 나를 비웃고 욕하는 곳 이곳은 아닐세 전혀 아닐세 왜 나를 친일매국노 밑에 묻었는가 그놈은 내 무덤 위에서 종일 나를 비웃고 손가락질 하네 어찌 국립묘지에 그런 놈들이 있는가 그래도 그냥 마음 붙이고 하루 하루 견디며 지내려 했건만 오늘은 뜬금없이 내 동상을 둘러파서 옮긴다고 저토록 요란일세 야 이놈들아 내가 언제 내 동상 세워달라 했었나 왜 너희들 마음대로 세워놓고 또 그걸 철거한다고 이 난리인가 내가 오지 말았어야 할 곳을 왔네 나, 지금 당장 보내주게 원래 묻혔던 곳으로 돌려보내주게 나, 어서 되돌아가고 싶네 그곳도 연해주에 머물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