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동락(與民同樂). 군주가 백성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즐긴다는 뜻이다. 퇴계가 벼슬을 사양하고 고향에 돌아와 제자 들을 양성한다는 소식이 널리 퍼지자, 일찌기 영의정의 벼슬을 지낸 바 있는 쌍취헌 권철이 퇴계를 만나고자 도산서당을 찾아 갔다. 권철은 그 자신이 영의정의 벼슬까지 지낸 사람인데다가 그는 후일 임진왜란 때 행주산성에서 왜적을 크게 격파한 만고 권율 장군의 아버님이기도 하다. 권율 장군은 선조 때의 명재상이었던 이항복의 장인이기도 했다. 서울서 예안까지는 5백50리의 머나먼 길이다. 영의정까지 지낸 사람이 머나먼 길에 일개 사숙의 훈장을 몸소 찾아온다는 것은, 그 당시의 관습으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권철은 퇴계를 친히 방문하기로 했던 것. 도산서당에 도착 하자 퇴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