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행의 시작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

金剛山도 息後景 - 풀잎처럼 눕자

카톡카톡/2021보낸카톡 258

봄이여, 사월이여/ 조병화/210401

봄이여, 사월이여 / 조병화 하늘로 하늘로 당겨오르는 가슴, 이걸 생명이라고 할까 자유라고 할까 해방이라고 할까 4월은 이러한 힘으로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몸을 밖으로, 밖으로, 인생 밖으로 한없이, 한없이 끌어내며 하늘에 가득히 풀어놓는다 멀리 가물거리는 유혹인가 그리움인가 사랑이라는 아지랑인가 잊었던 꿈이 다시 살아난다 오, 봄이여, 4월이여. ....... 3월아 잘 가거라. 드디어 내가 왔도다. 혹자는 나를 잔인한 달이라며 시기하고 질투하기도 하지만 일년 중 나보다 더 아름답고 활력이 넘치는 달은 없느니, 내 너희들에게 명하노니 앞으로는 나 4월을 황제의 달이라 칭할 지어다! 모두 쌍수를 들고 가슴을 열어 황제폐하를 영접하라^^ 차라리 2월은 길었다. 엊그저께 3월이 왔었다. 매화꽃, 산수유꽃이 피..

걷는다는 것/210331

걷는다는 것 인간이 하는 여러 행동 중에서 가장 인간다운 것 중의 하나가 걷기다. 진화 과정에서 두 발로 걸으면서 손은 몸무게를 지탱하는 역할로부터 자유로워졌다. 그 덕분에 훨씬 더 섬세한 일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그것이 뇌를 자극했고, 그 결과 오늘날의 인간이 됐다던가. 그런데 두 발로 걷는 것이 기계적인 관점에서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는 로봇의 발달 과정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로봇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지만 실제 두 발로 잘 걷고 잘 달리는 직립보행 로봇은 요즘에야 등장하고 있다. 진화의 관점이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도 걷기의 의미는 크다. 걷기는 이동이면서 운동이고 동시에 사색이다. 신기하게도 생각은 떠오르게 하고 감정은 다스려 준다. 그러니 뭔가 출구가 필요한 답답한 상황에서 걷기란 최고의 처방일..

그저 주어지는 건 없다./210330

그저 주어지는 건 없다. 호두 과수원 주인이 신을 찾아가 간청을 했다. "저에게 한 번만 일년의 일기를 맡겨 주셨으면 합니다." "왜 그러느냐?' "이유는 묻지 마시고 딱 일년만 천지일기 조화가 저를 따르도록 해 주십시오!" 너무 간곡히 조르는 바람에 신은 호두 과수원 주인에게 일년 일기를 내주고 말았다. 햇볕을 원하면 햇볕이 쨍쨍했고, 비를 원하면 비가 내렸다. 바람도 없었고 천둥도 없었다. 그 해는 모든 게 순조롭게 되어 갔다. 이윽고 가을이 왔고 호두는 대풍년이었다. 과수원 주인은 산더미처럼 쌓인 호두 중에서 하나를 집어 깨뜨려 보았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알맹이가 없이 속이 텅 비어 있었다. 다른 호두도 깨뜨려 보았지만, 속이 텅 빈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러자 과수원 주인은 신을 찾아가 '어찌..

봄바람과 꽃구름/210329

봄바람과 꽃구름 아장아장 걷던 동생이 누나 손 꼭 잡더니 꽃잎 소복이 쌓인 꽃나무 아래서 멈칫거립니다. "누나, 꽃잎도 아파?" "살살 밟으면 안 아플 거야." 오누이는 사뿐사뿐, 바람처럼 몸이 가벼워집니다. 봄바람 한 쌍 꽃구름 타고 둥둥 날아갑니다.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중에서 남녘의 도심과 들녘에는 벚꽃 잎이 꽃비가 되어 분분이 떨어져 내립니다. 다행히 주말에 상당히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벚꽃을 떨쳐내는 데는 실패한 듯 보입니다. 먼저 핀 벚꽃은 떨어져 바닥을 장식하고 게으름을 피우며 피어난 꽃들은 여전히 화사함을 뽑냅니다. 3월의 마지막 주를 열어가는 월요일, 반갑잖은 불청객 미세먼지가 뿌였게 끼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봄날에 쉬임없이 찾아오는 반갑잖은 황사며 미세먼지를 어찌해야 할런지요? ..

목련은 다시 핀다/210327

목련은 다시 핀다 목련이 피고 진 그자리 다시 목련은 피고 그 향기 조용히 흐르지만 내마음 속 목련은 오래전 꽃핀 그때부터 어느 한 순간 시든 적 없어 늘 하얗게 빛나고 있었고 사철 계절의 바람에도 향기 가신적 없어 날마다 순간마다 조용히 흐르고 흘러 시간을 넘어 그 이후 까지 노래가 되어 나를 감싼다. - 네가 가고 봄이 왔다 중에서 봄비가 내린다. 아직은 새 색시의 발걸음 마냥 얌전히 내리지만, 돌풍을 동반한 세찬 비가 내릴거란다. 오전 늦은 시각에 비가 내린다하여 평일보다도 일찍 잠자리를 벗어나 잠시 가까이 있는 현장에 업무도 볼 겸 산책에 나섰다. 대부분의 벚꽃들은 이제 막 피어났지만 일찍 피어나 꽃잎을 떨구고 있는 벚꽃들은 아마도 이번 비에 묻혀 먼 길을 떠날 것이다. 화사하기로야 벚꽃만한 게 ..

한 번도 행복해 보지 못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210326

한 번도 행복해 보지 못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우리는 흔히 행복하기 위해서 준비만 하다가 죽을때까지 한번도 행복해보지 못한 채 죽습니다 그러나 준비할 것도 없어요 바로 지금부터 행복해야 합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준비하지 말고 오늘 당장 행복해야 합니다 오늘 행복하지 못한 사람은 내일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어딜가도 저절로 행복해지는 데는 없습니다 지금 여기서 행복해야 합니다. -차이를 만드는 습관중에서 핑게가 필요했다. 아내는 일찌기 잠이 들었고 바람난 봄밤은 나를 부른다. 아직 버리지 않아도 될 재활용쓰레기를 골판지상자에 담아 집을 나선다. 보름이 가까워지는지 달빛은 밝고 새하얗게 피어난 벚꽃들은 달빛보다도 환하다. 대상공원을 지나 쌍암공원을 한바퀴 돌고 돌아가려니 너무 아쉬워 한 바퀴를 더 돌고 발길을..

거북의 지혜/210325

거북의 지혜 거북의 수명은 보통 2백년이라고 합니다. 거북은 초조함을 모릅니다. 소나기가 쏟아지면, 머리를 몸 안으로 집어 넣습니다. 햇볕이 따가우면, 그늘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유순하고 한가로운 동물은 장수합니다. 그러나, 맹수는 단명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를 잘 내고 성급한 사람들 중에 장수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독일의 한 탄광에서 갱도가 무너져 광부들이 갱내에 갇혔습니다. 외부와 연락이 차단된 상태에서 1주일만에 구조되었는데, 사망자는 단 한 사람, 시계를 찬 광부였습니다. 불안과 초조가 그를 숨지게 한 것 입니다. 겨울이 지나면 새봄이 온다고 굳게 믿으면서 우리는 추운 한겨울을 견디어 나가야 합니다. 사람의 삶에 어찌 좋은 일만 있겠습니까? 오히려 언짢고 궂은 일이 더 많을 지도 ..

산다는 건/210324

산다는 건 산다는 건 봄꽃처럼 벙글어지며 향기 드날리다 열매를 맺어가는 일이고 또한 산다는 건 여름 나무처럼 열기 더해 가며 어울려 숲을 만드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가을 낙엽처럼 바람에 흩날리며 떨어져 이리저리 구르다 어느 후미진 자리에 웅크리고 앉아 잠시 세상 등지는 일이기도 하고 또한 산다는 것은 살을 에는 매서운 추위 속에서 꽁꽁 언 손으로 언볼을 어루만지는 일이기도 하고 겨울 함박눈 처럼 포근하게 세상 뒤덥다 창창한 햇살에 녹아 작은 물줄기 되어 봄을 기다리는 대지를 적셔가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산다는 건 사계 속에서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을 뒤섞으며 가는 일이다 - 좋은 글 중에서 - 능수벚꽃이 축축 휘늘어진 가지마다 활짝 피었다. 하나 꽃을 바라보는 심사는 그리 탐탁치가 않다. 하기야 나..

인생 통장/210323

인생 통장 비밀번호도 서명도 필요 없는 인생 통장에는 나만의 보석을 저축하고 싶습니다 언제든 올려다 볼 푸른 하늘과 언제든 꺼내 들을 새소리와 언제든 바라볼 작은 들꽃들과 언제든 꺼내 볼 아름다운 추억을 저축하고 싶습니다 언제든 손잡을 좋은 사람과 언제든 써먹을 삶의 지혜와 조용히 있어도 빛나는 인품을 저축하고 싶습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줄 따뜻함과 메마른 감성에 물을 줄 사랑과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넉넉함을 저축하고 싶습니다 어느 날 홀연히 먼 길 떠날 때 그래도 참 잘 살았구나 미소 지을 아름다운 통장 하나 갖고 싶습니다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인생통장에 여러분은 무엇을 저축하고 싶습니까 -"내 인생의 봄날은 오늘"중에서 언제나 봄이 오면, 아니 미처 봄이 오기 전에 가고 싶은 곳이 있다. 봄이 육지보..

도심 공원의 봄 풍경/210320

도심 공원의 봄 풍경 이슬비가 내리는 토요일 오전 가게에 나가는 아내와 함께 대상공원길을 걷는다. 아직 벚꽃이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피었다, 그러고 보니 이게 뭔 일이람? 벌써 라일락꽃도 피어있다. 라일락꽃만 핀 줄 아느냐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철딱서니 없는 철쭉꽃도 비에 젖어 애처로이 웃고 있다. 가게에서 커피 한잔을 음미하고 우산을 받쳐 들고 쌍암공원 산책에 나섰다. 쌍암공원의 벚꽃은 대상공원에 비해 며칠 정도는 늦은 것 같다. 명자꽃도 피어있고 바닥에는 냉이꽃 광대나물꽃도 비의 무게를 견디며 꿋꿋하게 자태를 뽑낸다. 한쪽에서는 먼저 핀 백목련이 지고 있고 때 이르게 피어난 자목련이 그러한 백목련을 비웃고 있다. 지고 있는 백목련은 그저 새로 피어나는 자목련이 부러울 뿐이다. 모과나무는 아직 새움을..